KBS 인간 극장을 통해 알려진 실제 자폐아 마라토너 배영진군의 이야기를 다룬 <말아톤>의 촬영장은 추운날씨가 무색하게 뜨거운 열기 속에 진행 됐다. 이날 촬영은 자폐아인 초원이 엄마와 함께 초등학교시절 단짝이던 세연을 만나는 장면이었다.
촬영장에 들어선 순간 김미숙이 눈에 띄었으나 조승우는 보이지 않았다. 주인공인 초원을 맡은 조승우는 구석 테이블에 앉아 혼자 연기 연습에 몰입해 있었다. 촬영이 본격적으로 시작 되자. 조승우는 연습한 연기를 단 한번의 NG없이 완벽하게 소화해 냈다. 특히 자폐아를 연기하는 모습이 너무 진지하고 완벽해 취재진들로부터 멋지다는 인사를 받기도 했다.
조승우의 자폐아 연기는 실제 주인공인 배영진과 어머니를 만나 분석하고 장애우 교육시설인 육영학교에 찾아가 장애우들과 함께 지내며 스스로 준비한 했다고 한다. 조승우는 “자폐아의 모습을 잘 나타내고 표현하려고 하지 않는다. 단지 그들의 참모습을 보여주고 싶을 뿐이다.”고 자신의 연기가 장애우들에게 실례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을 나타냈다.
촬영 일정이 끝나고 가진 간담회에서 김미숙은 라디오 생방송 때문에 자리를 못했다. 간담회에서는 조승우가 밝은 모습으로 질문에 솔직하게 답을 이어갔다. 자폐아라는 소재 때문에 얼마 전 장애우와 찍었던 화제가 된 사진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그는 상기된 얼굴로 “그 친구는 오래된 팬이다. 내가 뮤지컬 공연이 있을 때 자주 찾아 주었다. 전부터 알고 지냈었고 기사화되어서 난감했었다.”고 밝혔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그 일로 친구가 마음의 상처를 받고 힘들었다면 썩 좋은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나를 걱정해주는 그런 착한 사람이다.”라고 이야기하며 감정이 격해지는 모습을 보였다. 또 그는 “자폐아들을 다룬 영화다. 그들을 보면 행동이 부자연스럽다고 해서 마음까지도 닫혀있거나 모나지 않았다. 오히려 더 밝고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다. 이 영화를 통해서 닫혀있다는 자폐아가 아닌 열린 자개아의 모습을 통해 그들과 공감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영화에 임하는 생각을 강한 어조로 밝혔다.
자폐증을 가진 초원과 엄마가 잔잔한 감동을 전해줄 <말아톤>은 2005년 1월 28일 개봉예정으로 막바지 촬영에 온 힘을 다하고 있다.
취재: 최동규 기자
사진: 이한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