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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이 산다>는 내집 갖기가 평생 소원인 인간 '필기(차승원)'가 어렵사리 내 집을 마련했건만, 그 집에 바로 귀신 '연화(장서희)'가 산다는 내용. 사회를 맡은 김구라가 특유의 유들유들한 말투로 행사의 서두를 끊은 가운데, 먼저 강시풍의 인물들이 나와 신나는 댄스를 펼치는 <귀신이 산다> 뮤직비디오가 상영됐다. 이어 김상진 감독을 비롯해 차승원, 장서희, 손태영이 등장해 특히 김구라와의 집중적인 질의 응답 시간을 가졌다.
김상진 감독은 “<돈을 갖고 튀어라> 이후, 이런 자리를 처음으로 가진다”며 “되게 어색하다”는 쑥스러운 감상을 피력한 다음, “귀신 영화들이 가진 장르적 한계, 어두침침하고 무서운 분위기를 벗어나고 싶었다”는 <귀신이 산다> 탄생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요즘은 많이 바뀌었지만, 우리나라에서 집은 꿈의 상징”이라며, “그 공간에서 누리는 행복의 순간에 갑자기 찾아오는 불행의 그림자를 그려내고 싶었다”는 다소 심오한 철학적(?) 의도를 곁들였다.
김구라가 탁구공 받아치듯 적당한 추임새를 넣은 가운데 펼쳐진 배우와 감독의 이런저런 대답들을 계속해서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차승원은 “김상진 감독의 영화에는 세 번째로 출연한 건데, 이전 캐릭터와 크게 다르진 않다”며 자신의 캐릭터 ‘필기’가 약한 것 같지만 호락호락하지 않은 성격의 소유자임을 밝혔다.
장서희는 ‘영화 데뷔작인데, 귀신 역할이라 어렵지 않았나’는 질문에 “TV에서 맡은 이미지가 강하고 어두웠지만, 제 실제 성격은 그렇지 않거든요. 이번 역할을 통해 밝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재밌게 찍었구요.”라고 답변했다.
<귀신이 산다> 예고편이 상영된 뒤, 김구라가 던진 짖궂은 질문, “차승원씨, 개고생을 하셨군요. 돈을 많이 받으셨을 것 같은데?”라는 질문에 차승원은 “돈은 영화 찍기 1년 반 전에 받았는데, 제가 할 수 있는 건 죽기살기로 다했다”며 “흥행 개런티는 따로 없다”고 코믹하게 받아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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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더 추가하면, <귀신이 산다> 촬영 현장 공개에서도 조류를 싫어한다고 고백했던 차승원은 “이전엔 (조류의) 비주얼 때문에 싫었는데, 이번 영화 찍으면서는 그 냄새도 싫었다”며 “왜 닭이 애완이 아니라 식용인지 알겠다”는 다부진 확언을 던지기도.
김구라가 알아서 척척 질문을 던진 이유도 있겠지만, <귀신이 산다> 제작보고회는 특히나 과묵한 기자들의 모습이 엿보이는 행사였다. “그래서 나를 사회시켰구만!”이라는 김구라의 멋쩍은(?) 반응이 유도될 만큼 말이다. 특히 무비스트 회원 다섯 명이 기자와 함께 참석했었는데, 그중 hm8513님의 경우 “질문하고 싶었는데, 기자들이 가만히 있길래 하면 안 되는 줄 알고 가만히 있었다”고 살짝 고백할 정도.
‘인간 VS 귀신 주택분쟁 코미디’라는 이색적인 타이틀을 내건 <귀신이 산다>는 김상진 감독이 전례없이(?) 무척이나 많은 공을 들였다고 밝힌 영화기도 하다. 또, 영화에 처음 도전하는 장서희와 손태영의 연기가 궁금해지기도 하는 작품. <귀신이 산다>는 마무리 후반 작업을 거쳐 추석 시즌인 오는 9월 17일, 인간과 귀신의 한판 대결을 적나라하게 공개할 예정이다.
취재: 심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