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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헬싱, 흡혈귀 사냥꾼의 역사
2004년 7월 26일 월요일 | 유지이 이메일

절대적인 카리스마의 공포물로 30년대부터 헤모글로빈의 스크린을 호령했던 드라큘라가 돌아왔다. 하얀 여인의 목에서 새빨간 피를 빨아낸다는 퇴폐적인 공포와 영원한 젊음과 초인적인 능력이 함께한다는 매혹적인 공포가 함께하는 인상적인 흡혈귀 이야기는 유니버셜 프랜차이즈를 액션어드벤쳐로 바꾸어놓은 [미이라]의 스티븐 소머즈에 의해 21세기의 초입에 스크린으로 돌아왔고, 주인을 잃은 헤모글로빈은 다시 한번 징벌의 시간을 맞이하게 되었다.

많이들 알고있는 것처럼 30년대 유니버셜 프랜차이즈인 벨라 루고시의 [드라큘라] 이후로 많은 드라큘라 영화가 있었다. 전반적인 흡혈귀에 대한 영화를 제외하고 순전히 드라큘라에 관한 영화만 모아도 적은 수가 아니다. 수많은 드라큘라 영화는 브램 스토커의 원작과 유니버셜 프랜차이즈의 과장된 이미지 사이에서 새로운 방향을 찾아다녔고 그 결과물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났다. 원작을 충실히 재현하고 유니버셜 스타일의 과장을 피하려는 코폴라 감독의 [드라큘라]같은 영화가 있었나하면, 현대적인 해석에 MTV스타일의 스피디한 연출을 접목한 [드라큘라2000]같은 시도도 있었다. 때로 [드라큘라]의 여주인공 미나가 독립해 [젠틀맨리그]같은 영화에 주역으로 참여한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드라큘라]의 기본적인 주인공은 거의 그대로 지켜졌는데, 피에 굶주린 색마 드라큘라와 드라큘라의 탐혈을 자극하는 목이 하얗고 예쁜 여자 미나 하커 그리고 드라큘라 사냥의 숙명을 쥐고있는 반 헬싱 교수가 바로 그들이다. 영화의 의도에 따라 세 주인공의 비중은 부침을 겪었지만, 전통적인 [드라큘라]가 [뱀파이어와의 인터뷰]나 [어딕션]같은 존재론적 고민을 겪지않는 다음에야 드라큘라가 죽어 마땅한 악당이 되는 것은 당연지사다. 공포영화 역사상 가장 지명도있는 적에 대해 전쟁을 선포한 그의 숙적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스티븐 소머즈의 [반 헬싱]은 [드라큘라] 영화의 관성을 그대로 따라가면서 다른 흡혈귀 사냥꾼의 이미지를 조합하여 강력한 흡혈귀 사냥꾼 반 헬싱을 만들어낸다. 소머즈의 [반 헬싱]이 재미있는 것은 그의 정체가 변형과 이종교배로 가득한 [드라큘라]와 흡혈귀물의 생산품에서 포스트모던한 피를 수혈받아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1. 드라큘라의 숙적 : 고전 [드라큘라]가 [반 헬싱]에 남긴 것

피터 쿠싱, 반 헬싱 교수
피터 쿠싱, 반 헬싱 교수
초인적인 드라큘라와 맞상대하는 강렬한 이미지의 반 헬싱이 이번 영화 [반 헬싱]만의 개성은 아니다. 처음 드라큘라 이야기를 소설로 옮겼던 브램 스토커의 원작에서 등장하는 인물인 반 헬싱 교수는 작은 비중의 배역으로라도 [드라큘라] 영화에 계속 얼굴을 내밀었으며 심지어 가장 이질적인 드라큘라 영화라고 할만한 무르나우나 헤어조크의 [노스페라투]에서도 일정한 형태의 조언자로 모습을 드러낸다. 드라큘라와 미나의 러브스토리에 중점이 맞추어진 코폴라의 94년작 [드라큘라]에서도 앤소니 홉킨스를 기용한 반 헬싱 교수는 비중이 그다지 작은 편이 아니었다.

그래도 강렬한 드라큘라의 흡혈과 창백한 미나의 미모에 휘둘리며 영화를 보매 학구파 영감 반 헬싱의 모습이 쉽게 기억나지 않는다면, 벨라 루고시 버젼의 [드라큘라] 이후 유니버셜 프랜차이즈 드라큘라 시리즈를 책임진 크리스토퍼 리(바로 그렇다. 이 배우가 [스타워즈]의 두쿠 백작이요 [반지의 제왕]의 사루만이다!!) 주연의 [드라큘라]를 기억할 필요가 있다. 미나와의 러브스토리는 흔적을 찾기도 힘들 카리스마 넘치는 58년도판 [드라큘라]는 크리스토퍼 리의 영국신사 드라큘라와 피터 쿠싱의 끈질긴 반 헬싱의 대결구도로 영화를 끌고가며, 피터 쿠싱의 인상적인 반 헬싱 교수로 유명한 영화다. 덕분에 고전 [드라큘라]에서 드라큘라를 대표하는 배우는 벨라 루고시와 크리스토퍼 리지만, 반 헬싱 교수를 대표하는 배우는 피터 쿠싱 하나다.


2. 반 헬싱의 무기 : 본드무비와 [배트맨]이 [반 헬싱]에 남긴 것

원작보다는 본드에 가까운 반 헬싱
원작보다는 본드에 가까운 반 헬싱
드라큘라의 숙적이요, 드라큘라를 제거한 사냥꾼 반 헬싱 교수는 유능한 흡혈귀 사냥꾼이지만 원작에 의하면 단순한 학자였다. 용기백배하고 끈질기고 의지가 강한 사람이었지만 반 헬싱 교수가 [드라큘라]의 다른 용감한 등장인물보다 나은 것은 드라큘라의 약점을 알고 있다는 단 하나였다. 유명한 피터 쿠싱처럼 카리스마 만으로 드라큘라를 압도한다는 것은 언제나 쓰일 수 있는 설정이 아닌 법,(더구나 피터 쿠싱이 반 헬싱 역을 맡은 58년판 [드라큘라]는 연기처럼 사라지거나 박쥐로 변하는 일이 없는 꽤 인간스러운(?) 흡혈귀다) [반 헬싱]에서는 용기 이외의 도구를 반 헬싱에게 소지시킨다.

연발로 발사되는 석궁과 회전하며 적을 베어버리는 원형 부메랑이 반 헬싱의 치명적인 무기며 당연하게도 그는 이 던지는 것만으로도 위협적이기 짝이 없는 무기를 잘도 사용한다. 재질을 알 수 없는 와이어를 총에다 매달고 쏘며 한 손에는 여자를 부둥켜 안고 활공하는 솜씨는 멀게는 [스타워즈]에서 레아 공주를 안고 제국군을 피해가는 루크 스카이워커나 가깝게는 메리 제인을 안고 도시를 활공하는 [스파이더맨]이 부럽지 않다. 시대와 기술을 철저하게 무시한 문명의 이기를 비밀스럽게 소지하고 능숙하게 사용하는 것으로 초인적인 적과 동등한 능력에 서는 반 헬싱의 캐릭터는 분명 본드무비와 배트맨의 유산이다.

전작에서 유니버셜의 관절염 걸린 괴물 미이라를 인디아나 존스와 접합시켰던 스티븐 소머즈는 이번 영화에서 반 헬싱을 수많은 비밀장비를 능숙하게 사용하는 비밀요원으로 바꾸어 놓는다. 제임스 본드의 영국첩보부처럼 시대를 초월하는 비밀장비를 제공할 수 있는 조직이나 브루스 웨인의 백만장자 재산처럼 시대를 초월하는 비밀장비를 만들 수 있는 재력 중에 [반 헬싱]은 전자를 택했고, 그 댓가로 젊고 강해져야만 했다. 세월이 거슬러 올라가 [엑소시스트]시절 늙고 노회한 신부를 파견했던 바티칸은 드라큘라를 잡기위해 젊고 유능한 흡혈귀 사냥요원을 파견한다. 반 헬싱은 고전 [드라큘라]의 배역에서 이름을 가져왔지만 배트맨의 부메랑과 제임스 본드의 비밀무기를 가진 특수요원이 되었다. 중세시대를 배경으로하는 본드무비를 찍고왔다는 반 헬싱 역 휴 잭맨의 인터뷰 내용처럼.


3. 반 헬싱의 외모 : 저패니메이션이 [반 헬싱]에 남긴 것

[헬싱]의 알카도
[헬싱]의 알카도
젊어진 반 헬싱이 영국에서 드라큘라를 기다리지 않고 트란실바니아로 찾아가면서부터 뒤틀리기 시작한 이야기는 이미 독특한 성 '반 헬싱'을 공유하는 것 이외에 원작 [드라큘라]와 크게 관계있는 이야기는 아닌 것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영화 [반 헬싱]에서 등장하는 반 헬싱은 '가브리엘 반 헬싱'이라는 풀네임을 가지고 있고, 원작의 '애이브러햄 반 헬싱'과 구별이 된다.

현대에서 다시 부활한 드라큘라 백작에 관한 이야기 [드라큘라2000]에서 드라큘라를 봉인하고 있던 반 헬싱은 '매튜 반 헬싱'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고 자신이 '애이브러햄 반 헬싱' 교수의 자손임을 자처하는데, 스티븐 소머즈의 [반 헬싱]의 주인공 역시 [드라큘라]의 반 헬싱 교수와 어떤 혈연을 맺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한편으로는 독특한 성이라고 할 수 있는 '반 헬싱'을 흡혈귀와 관련되어있는 특별한 가문으로 상상할 수도 있겠는데, 일본만화 [헬싱]이 그런 상상력으로 흡혈귀 사냥을 그리는 만화다.

뱀파이어 헌터 D
뱀파이어 헌터 D
우연히 비슷한 시기에 애니메이션판이 공개되는 [헬싱] 덕분에 저패니메이션에 관심을 둔 관객이 소머즈의 [반 헬싱]과 [헬싱]을 동일선 상에서 상상하는 경우가 없지 않다. 가벼운 액션어드벤쳐 [반 헬싱]과 묵시록적인 똥폼으로 가득한 매니아 하드고어 [헬싱]이 전혀 다른 지향점을 가진 작품이라는 것은 분명하지만 관객의 오해가 꼭 틀리지만은 않은 것이, [헬싱]의 뱀파이어킬러 '알카도'와 [반 헬싱]의 '가브리엘 반 헬싱'은 외모에서 형제처럼 닮아있기 때문이다.

영국에서 대를 이어 흡혈귀를 제거하고 봉인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유서깊은 비밀가문 헬싱 가문이 거느리고 있는 순종 흡혈귀 '알카도Alucard(마지막 유니버셜 프랜차이즈 43년작 [드라큘라의 아들]에서 처음 등장하는 이 이름은 일본 코나미의 히트게임 [악마성 드라큐라]시리즈에서도 애용하는 이름, 드라큘라Dracula의 스펠링을 역순으로 배치한 이름이다)'는 반 헬싱처럼 모자와 코트를 입고있다. 알카도를 지배하는 헬싱 가문이 '애이브러햄 반 헬싱' 교수와 어떤 혈연을 맺고 있으리라는 것은 당연지사.

무더운 한여름에 나타나 에어컨이 냉기를 만드는 영화관에서 모기와 임무교대를 하는 드라큘라의 명성에 인류를 위해 30년대부터 몇번이나 이 괴물을 제압했던 학자의 이름은 뒤켠에 가리워져왔다. 젊고 새롭게 돌아온 [반 헬싱]이 색다른 드라큘라의 평행우주를 만들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되는 것은 피가 고픈 자에 비해 무시당한 인간에 대한 이해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반 헬싱]에 대해 재미있는 것은 새롭게 보이는 이 영웅이 사실 고전 [드라큘라]의 변형과 재구성 결과로 나타난 흡혈귀 사냥꾼의 총합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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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say11tem
특이한 소재네여   
2007-11-27 12:12
kpop20
기사 잘 봤어요   
2007-05-18 11:19
js7keien
올해 06년에도 반헬싱 OVA가 추가되었다는   
2006-10-01 22:45
khjhero
정말.....잘 만들었어요^^   
2005-02-15 20:44
soaring2
반헬싱에서 여러 장면이 잊혀지지 않네요   
2005-02-13 14:29
cko27
ㅎㅎ 저두 재밌게 봤어요. 소재자체가 참 독특했죠.^^   
2005-02-06 18:28
jju123
뱀파이어 흡혈귀는 영화에 소재로 영원히 존재할듯~ 참 재미잇엇슴니다   
2005-02-05 20:03
ANI3000
차라리..하드고어 애니가 낮지싶다..작화가 그리좋진 않아도..영화보다3배는 재미있었다.   
2004-08-03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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