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어진 염주 알을 손을 대지 않고 다시 주어담기’라는 질문을 통해 부처의 가르침인 '널리 사람을 복되게 한다.’ 혹은 ‘스스로 부처가 되기 위해 선한 일을 하여 그것이 모여 질 수 있도록 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철학적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만 다분히 작위적이고 엉성한 대의명분을 앞세운 가르침은 융화되지 못하고 맴돌다 제풀에 꺾여 떨어지고 마는 아기 새처럼 너무도 미약하게 다가온다.
300억이라는 금액에 당첨된 ‘로또’ 영수증을 놓고 사기를 당한 피해자들과 조폭들 그리고 스님들까지 난장판을 이루는 장면은 가르침을 깨닫기 위한 과정으로 보이는 것이 아니라 “저건 머야?” 식의 거부감을 만들고 있다. 그래서 스님이 깨닫는 ‘로또’ 영수증 퍼즐 맞추기 장면에서도 가르침에 대한 이해보다는 300억의 위력을 느끼는 정도의 느낌에서 벗어나질 못한다. 주제를 이끌어 가는 스토리나 연기도 서로 각개약진을 통해 이루어져 한편의 영화를 본다는 것보다는 일반 토크쇼의 개인기 코너를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특히 영화에서는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는 신현준은 그 이유를 분명하게 확인 할 수 있는 엉성한 모습으로 나오고 있다. 비중 있는 역할이지만 그의 연기는 눈오는 날 강아지 마냥 이리저리 뱅뱅거리며 헛돌고 있으며 무엇을 보여주려 하는지 의도 파악 불능 상태가 처음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이어지고 있다. 엉성하기 짝이 없는 조폭 영화나 유치 코드로 점철된 코믹 영화라면 이해를 하려 노력을 할 것이다. 그러나 <달마야 서울가자>는 전작의 힘을 빌려 볼까 하는 안일한 사고의 위험한 영화라는 생각이 떠나질 않는다.
또 젊은 스님과 여직원의 사랑하는 모습에서도 과연 어떤 인스턴트 사랑이라 해도 왜 스님을 좋아하는지, 왜 그 여자를 좋아하는지 구체적인 이유를 알려주지 않아 스님이라 그냥 동경의 마음으로 그러는 것이라고 밖에 생각이 되지 않는다. 좀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때가 묻지 않아 그냥 마음을 준 것 아닐까 하는 걱정까지도 든다. 젊은 스님은 산속에 살았던 것도 아니고 도심에 살면서 여신도들을 꽤나 보았을 터인데 왜 그저 한번 쳐다 본 여자에게 한눈에 반했는가 하는 식의 이야기가 생략되어 영화 전체가 어색하게 이어지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스님과 조폭의 대결 구도가 전편과 다를 것이 없지만 전편에서의 시합은 이해 가능한 어찌 보면 귀여운 대결 이였다면 이번의 대결은 유치찬란하고 엽기적이며 작위적이라는 것이다. 특히 전편에서의 해병대 출신이라는 컨셉을 그대로 차용한 것이나 스님들이 곡차를 먹기는 하지만 폭탄주에 더 나아가 음주 가무에 주사까지 일삼는 장면은 과연 이 영화가 무엇을 보여주려 하는지 심히 불쾌하게 만들고 있다.
달마야 서울가자는 스님들의 개성 만점인 연기를 인공호흡기의 생명선처럼 걸치고 있는 위급한 상황의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