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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여자
정재영을 CF광고의 왕자로!! | 2004년 6월 23일 수요일 | 협객 이메일

이음새는 서툴고 대화의 방식은 어눌하다. 매끄럽게 연결된 듯해도 ‘장진식의 코미디’는 곁가지들이 많아 늘어지다 어느 순간 비릿한 깨달음의 웃음을 빙그레 짖게 만드는 독특한 매력이 있다.

10년 동안 별 볼일 없는 야구 선수 동치성을 짝사랑한 한이연은 39발자국의 의미를 아는 독특한 눈높이의 소유자다. 또한 한물간 야구선수 동치성은 그런 대로 그녀의 고백을 “미안해 아무것도 모르고 살아서”라는 대답으로 들어줄 줄 아는 남자이다.

그러나 동치성의 어눌한 어투로 이루어진 미안함의 대답은 남들에게 다 있는데 자신에게는 없는 3가지 상황 때문이다. 3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은 동치성은 “첫사랑이 없고, 내년이 없고 주사가 없다.” 만약 동치성이 이연이를 만나지 않았다면 자신에게 없는 두 가지만 알았을 것이다. 인생의 허망함을 느끼며 객기로 먹은 술은 자신에게 주사가 없음을 한이연이 가르쳐준다. 다시 말해, ‘주사가 없음’은 ‘아.는.여.자’가 동치성에게 생겼음을 의미하는 말이다.

장진 감독이 처음으로 만든 로맨틱 코미디 영화 <아는여자>는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를 떠올리게 한다. 양동근이 연기한 ‘복수’가 치성에게 어른거리는 점, 그리고 이나영이 연기한 이연은 ‘전경’을 떠올리게 한다. 그들의 대화와 상황이 그리고 ‘거리두기’식의 사랑이 낯선 얘기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이유는 바로 이런 점 때문일 것이다. 장진이 이 드라마의 팬이었다는 사실을 밝힌 이상 억지 짜 맞추기는 아닌 듯하다.

그러나 <아는여자>는 남녀의 사랑을 그들이 소파에 떨어져 앉는 만큼 거리를 둠으로써 ‘판타지’를 멀리한다. 영화와 드라마 때문에 허황되게 부풀려진 판타지를 감독은 영화적 현실과의 선명한 구분선을 드러냄으로써 현실에서 우리의 사랑을 떠올리게 한다.
그전의 작품들과는 달리 트랜디한 장면연출이 많아진 것은 바로 이런 현실과의 경계선을 매끄럽지는 않아도 그 틈새를 이용, 좀 더 그들이 느리게 진행하는 사랑에 깊숙이 빠져들게 하기 위한 장치일 것이다.

죽기 위해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지만 5등으로 완주한 동치성의 비애는 부상으로 타온 세탁기를 보고 좋아하는 ‘아.는.여.자’ 이연의 기쁨과 대비되면서 ‘죽음’에 관한 장진 식의 표현이 여전함을 드러낸다. 영화 속 영화 ‘전봇대’에 얽힌 슬픈 남녀의 사랑도 치성과 이연의 거리두기식 사랑을 상징하는 매개물로 쓰인다. 그럼에도 전혀 생뚱맞은 이야기로 흘러가지 않는 점은 장진 감독만의 힘이다.

‘사랑의 정의’를 내리는 영화가 아닌, 거리를 좁혀 가는 사랑을 과장은 배제하고 묘사한 <아는 여자>는 분명 영화가 끝나고 주위를 둘러보게 만들 것이다. 혹시, 아는 그 누군가가 자기를 바라볼지 모른다는 생각에 말이다.

마지막으로 치성을 연기한 정재영 배우에게 세탁기CF 섭외가 들어오길 진심으로 바란다.




8 )
gaeddorai
왜 세탁기광고지??;;;
영화를 좋아할수있는 계기가 되준 영화.정말 좋다   
2009-03-23 00:39
ejin4rang
이나영진짜 이쁘다   
2008-10-15 16:47
bjmaximus
정재영의 첫 영화 주연작,이때만해도 주연으로서 입지가 약했지.   
2008-10-08 15:29
callyoungsin
독특하면서 장진감독 특유의 웃음을 유발하는 영화   
2008-05-16 15:10
qsay11tem
기사 잘보고 감   
2007-11-23 14:22
ldk209
암튼.. 장진 영화 중 최고....   
2007-01-15 10:32
bedrone
정말 어이없군요.. 세탁기.. ㅋㅋㅋㅋ 도대체 영화를 눈으로 본건지 똥구멍으로 본건지..   
2004-09-18 10:46
hidern
세탁기가 아니라 김치냉장고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의 유쾌함에 반해 극장에서 두번이나 본 저로는 어이없는 기사같군요. 잘나가다 막판에 세탁기는 뭔지...참...   
2004-09-14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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