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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덤-괴물로 돌변한 금발 미녀 샤를리즈 테론
'몬스터' 샤를리즈 테론에 대한 단상 | 2004년 6월 17일 목요일 | 서대원 기자 이메일


이건 거의 둔중한 흉기로 후두부를 강타당한 것과 같은 강렬한 충격에 다름 아니었다. 조혜련이 골룸으로, 말쑥한 사내가 맹구로, 르네 젤위거가 뚱땡이로 유지태가 속물 교수로 분한 아찔한 모습에 너나할 것 없이 많은 이들은 극찬을 아끼지 않았더랬다. 허나, 이거 명함도 못 내민다. 정말 못 내민다. <몬스터>의 샤를리즈 테론 앞에서는.

미국 최초의 여성 연쇄 살인범 에일린 워노스의 실화를 바탕으로 그린 <몬스터>에서 흉측한 괴물로 변장한 금발 미녀 샤를리즈 테론의 몰골은 혈혈단신의 인간 육체가 펼치는 스펙터클의 경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허름한 맥주,양주 집의 달력에서 금방 튀어 나온 듯한 환상적인 벽안의 미인과 보기만 해도 나도 모르게 피하고 싶은 불편함을 와락 안겨주는 사내 못지않은 떡대의 거리의 창부 에일린을 포개기란 수월치 않다는 것이다. 신이 내려준 황금빛 같은 외양을 거세하고 남루한 껍질을 온 몸에 드리운 대가로 아카데미, 골든글로브, 베를린영화제 여우주연상 등 19개의 트로피를 거머쥔 그녀는, 배우로서의 뜻 깊은 전기를 마련했다. 물론, 이 같은 결실은 외적 모양새의 극심한 변화와 함께 궤를 같이 한 절정에 다다른, 내면의 심리를 밖으로 묘파한, 테론의 연기에 기댄 바가 크다.

우리 나이로 서른, 그러니까 과년한 처자라 볼 수 있는
남아프리카 출신의 테론을 보는 순간, 솔직히 필자 <히트>의 애슐리 쥬드인 줄 알았다. 그만큼 이 둘은 상당한 교집합을 이룬다. 금발의 미인으로 각인돼 있다는 점과 우아한 고전적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는 동시에 당대의 세련미까지 지니고 있는 측면은 여러 모로 이 둘을 헷갈리게 한다. 실례로, 테론은 공공연히 마릴린 먼로에 비교되곤 했고, 애슐리 쥬드는 <노마진&마릴린>을 통해 마릴린 먼로로 분해 스크린에 투사된 적이 있다. 이러한 비슷한 꼴에서 어긋난 부분을 찾는 다면 태양에 그을린 건강한 피부에서 뿜어져 나오는 당당함과 확인해 보지는 못했지만 6개 국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지성미가 테론에게는 묻어나 있다는 정도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황진이 뺨 칠 정도의 절세의 재색을 겸비한 이 아리따운 여인을 할리우드는 놓칠 리 없었고, 테론은 이내 <마이티 조 영> <셀러브리티> <야드> <레인디어 게임> <히트> <스위트 노벰버> <이탈리안 잡> 등 그네들이 제작하는 영화에 간단없이 등장하게 됐다. 그리고 나름대로 대중들로부터 인지도도 얻었다.

그렇지만 그 내막을 들쳐보면 적잖이 씁쓸하다

“샤를리즈 테론 알지?” 또는 “그 여자 있지? 왜 딥다 죽이는 여자 말이야”
“아~걔 여자친구로 나온 여자!” 또는 “아 글쎄, 좀 가물가물한데...”

늘상 이런 식이었다. 주체적인 캐릭터로 부상하지 못하고 사람들의 뇌리의 언저리만을 부유하는 근사하지만 무게감이 존재하지 않는 바로 그 이미지가 테론의 현실이었다. 어느 하나 빠질 데 없는 빼어난 겉모습이 그녀의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매혹마저 가리는 의도치 않은 장애물로 복무한 것이다. 고만고만한 영화의 퀼리티도 문제이긴 하지만.

알 파치노 키아누 리브스와 함께 출연해 열연을 펼쳐 호평을 받았던 <데블스 애드버킷>이 테론에게는 첫 히트작이자 대중들에겐 자신의 존재를 알린 작품이다. 그리고 배우로서의 삶에 커다란 전환점을 제공해준 <몬스터> 역시 이 영화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500만 불이라는 저예산으로 에일린의 전기 중 한 부분을 도려내 영화화할 프로젝트에 골몰하고 있던 여성 감독 패티 젠킨스의 눈에 테론이 단박에 들어 온 것이다. 젠킨스는 되면 좋고 아니면 말구 식으로 과욕을 부리지 않고 그녀에게 연락했고, 노 개런티로 출연하겠다는 생각지도 못한 의외의 보너스까지 챙기는 경사스러움을 맞이한다.

“패티 젠킨스가 에일린 워노스라는 여성 연쇄 살인범에 관한 영화를 만들 예정이라며 처음에 연락을 했을 때 묘한 기분이 들었다. 물론, 난 그 때까지 에일린이라는 희대의 인물에 대해서 아는 바가 없었다. 어쨌건, 지금까지 그런 캐릭터를 요구해온 영화 관계자가 나에겐 없었기 때문에 이상하면서도 기뻤다. 그리고 시나리오를 받은 후 앉은 자리에서 다 읽고 무척 흥분했다. 그리고 어떤 신념이 생겼다. 이 배역은 내가 꼭 맡아야 한다는 막연하지만 뭐 그런 거 말이다. 정말이지 <몬스터>에 출연하게 된 건 나에겐 큼지막한 행운이었고 또한 더할 나위 없는 좋은 기회였다. 적지 않은 다른 여배우들이 이 캐릭터를 탐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땐 더더욱 그랬다”

이처럼 테론은 그녀 역시 잘 알고 있었다.
밋밋한 배역으로는 더 이상 진전이 없다는 것을. 몸 안에 들끓고 있는 배우로서의 열망을 표출할 그 무엇이 어느 때보다 절실함을 느낀 금발 미녀는 기존의 이미지에 닫혀 있는 자신을 지우고 그 안을 밀도 있는 실존적 이미지로 빼곡히 채울 준비가 오래 전부터 돼 있었던 것이다.

젠킨스 감독의 제안으로 그 바람은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고, 영화 제목처럼 괴물스런 인생사로 점철된 에일린을 “머리가 아닌 몸으로써 우선 이해해야 했”고 “그녀의 육체는 온갖 풍상을 겪으며 느꼈던 감정의 산물”이라고 테론은 생각했기에 그간 잘 구축된 미녀로서의 정체성을 파괴하고 허물고 철저하게 망가트리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하지만 사실상 반대급부가 그 이상의 이점을 가져다주기에 샤를리즈 테론으로선 그리 밑지는 장사가 아니다. <혹성탈출> <캐리비안의 해적> <새벽의 저주> 등등 수많은 작품에서 작업을 해왔던 잘 나가는 메이크업 아티스트 토니 G의 활약으로 “분장한 티를 전혀 느낄 수 없었다. 물론, 당신도 마찬가지일 거다”며 테론은 매우 만족스러워 했다. 15kg를 찌우고, 입안에 특수한 의치를 넣고, 눈썹을 밀고, 렌즈를 끼워 눈을 탁하게 만들고, 머리 떡 지게 만들고, 피부를 뭉갰다. 제 몸을 단단히 통제할 수 있는 발레리나로서의 십수 년의 경험이 큰 효과를 본 거다.

13세 살에 임신하고 가족에게 버림받아 고속도로의 창녀로 신산한 삶을 연명해 나가야만 했던 여자. 그리고 한 소녀를 만나 끝이 보일 거 같지 않은 동성애에 빠지지만 이내 그 사랑은 파국으로 치닫고 급기야는 여러 사내를 살인하며 형무소에서 사형으로 고단한 생을 마감한 연쇄 살인범 에일린을 치가 떨릴 만큼 온전하게 스크린으로 소환시킨 것이다.



<몬스터>에서는 비중 있게 다뤄지지 않지만
끊임없이 논란이 돼 왔던 사형제도에 대해 “개인적으로 난 극악한 그 제도에 반대한다. 사형제도가 없는 나라가 오히려 범죄와 살인이 더 적지 않은가, 그들을 충분히 교화시킬 수 있는 더 나은 방법과 수단이 있다고 난 믿는다”고 밝힌 것처럼 진정한 배우로 거듭나기 위해 테론은 여러 길을 찾고 헤매다 극단적인 선택을 택했고, 그러한 용단은 많은 이들을 그녀의 바람대로 충분히 설득시킬 수 있는 동력으로 작용했다.

<이온 플럭스>라는 미스테리한 액션어드벤처물과 멍에를 안고 사는 여성으로 분해 출연할 니키 카로 감독의 <클래식 액션>을 차기작으로 선택한 샤를리즈 테론은, 현재 <몬스터>로 상당한 자신감에 차 있다. 근사한 소품으로 소비되는 경우의 수를 최대한 줄일 수 있는 호기인 것이다. 트렌드의 흐름에 따른 운이라기보다 자신이 모질게 마음먹고 일궈 논 성과이기에 충분히 그럴 만하다.

허나, 부침이 심한 게 또 이 바닥의 생리 아니겠는가? 결국, 향후 테론이 출연할 영화의 뚜껑을 열어봐야 가닥이 잡힌다는 말이다. 그래도 당장 한 가지 확실한 건 그녀의 이름이 크레딧에 올라갈 차기작들을 향한 대중의 시선이 절대로 예전 같지는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7 )
mckkw
진짜 이쁜데...
공효진 망가진 거는 망가진 축에도 못드네.   
2008-12-28 16:35
qsay11tem
긍은 좋아요   
2007-11-27 12:51
kpop20
기사 잘 읽었어요   
2007-05-18 22:50
khjhero
이야...너무 이쁘다..   
2005-02-15 20:53
cat703
저리도 섹시했던가? 넘 예쁘네요   
2005-02-14 09:16
sweetybug
우와..몬스터에서는 정말 못생기게 나오던데..역시 여자는 꾸며야 이뻐^^   
2005-02-11 13:24
cko27
샤를리즈 테론 -_-할말없습니다. 솔직히 진짜 몬스터 라고 할정도로 의지가 강한 여자인것 같습니다.-_+-;;;대단대단   
2005-02-06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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