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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
얼꽝, 몸꽝, 마음꽝인 리의 지독한 사랑이야기 | 2004년 6월 16일 수요일 | 협객 이메일

인형같은 샤를리즈 테론이
인형같은 샤를리즈 테론이
이렇게 변했다네~ 동일인 맞아!!
이렇게 변했다네~ 동일인 맞아!!

당신이 여자라면 리(샤를리즈 테론)를 보고 초라한 삶마저 감사해 할 것이다. 당신이 남성이라면 그녀와 섹스 하지 않은 것을 안심할지도 모른다.

여기 ‘사랑’과 ‘자기연민’에 의해, 22구경 총을 들고 세상을 겨냥한 몬스터가 있다. 미국 최초의 연쇄살인범의 실화를 소재로 한 팻티 젠킨스 감독의 영화<몬스터>가 당신에게 진지하게 묻는다.

“지금 누군가를 사랑하나요? 당신은 그 알량한 사랑을 지키기 위해 무엇을 하나요?”

어떻게 남자 7명을 살해했는지에 대한 우리의 난잡한 호기심에 대해 리는 친절하게 말해주지 않는다. 대신 그녀는 삶의 마지막 희망이자 진실한 사랑이라고 믿었던, 연인 셀비(크리스티나 리치)를 향한 절절한 사랑을 메마르고 거친 숨결에 담아 스크린 너머 관객석에서 자신을 동정하거나 경멸하는 우리를 향해 털어놓을 뿐이다.

<몬스터>는 2002년 10월 9일 플로리다에 있는 어느 형무소의 전기 의자에서 7명의 남자를 살해한 죄목으로 사형 당한 에일린 워노스(Aileen Wuornos)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팻티 젠킨스 감독은 일반적인 연쇄살인범을 소재로 한 영화 형식을 벗어나서, 에일린(극중 이름은 ‘리’)의 사랑에 카메라의 초점을 맞춘다.

그리하여 영화는 혐오스럽고 끔찍한 악녀의 삶과 사랑을 다룬 지독한 멜로드라마가 된다.

남성의 성기를 핥고, 거기서 얻어진 돈으로 술로 쪄든 생활을 연명하던 리가 우연히 레즈비언 소녀 셀비를 만나 사랑을 하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살인을 한다는 내용은 그리 궁금할 것이 없다. 그러나 위의 말을 도식해서 보면, 창녀/사랑-18살 소녀와의 동성애/살인, 무언가 아구가 안 맞는 단어들 사이에서 부조화가 느껴질 것이다.

빨아도 걸레라는 말처럼 리의 인생은 쓰레기인데 그녀가 사랑을 한단다. 어불성설이란 말은 이런 것을 두고 하는 소리일지도 모른다. 우리가 창녀에게 갖는 일반적인 시선은 돈 몇 푼에 이름도 모르는 남자에게 몸을 팔고 자신의 성기를 상품화시킨, 섹스에 진심은 요만큼도 없는 존재로 여겨왔다. 아울러 리는 생김새 자체가 같은 여성이 봐도 끈적거리는 느끼함으로 다가올 정도로 혐오감이 들고 그녀가 셀비 입술을 덮은 행위마저도 역겹게 느껴진다.

실제 사건의 주인공 에일린 워노스
실제 사건의 주인공 에일린 워노스
동성애에 대한 필자의 편견 때문이 아니라, 그만큼 리는 폭력적인 성격과 외향으로 말미암아 동일화를 이끌어내지 못하는 인물이다. 때문에 보는 내내 관객은 리의 시선으로 세상을 본다 치더라도 주인공의 정서적 이동에 감응하지 못한다. 오히려 불쾌한 이질감(내면에는 우월의식이 깔린 상태에서)마저 들게 하는 리를 우리와 분리시킨 다음, 점차 괴물이 되어 가는 그녀의 몰골을 단지 구경하는 관객으로서만 보게되는 이기적 안도감에 휩싸일 것이다. 거기에 살인은 그 불쾌한 이화작용에 우리와 리를 확실하게 구분시켜주는 종지부로써 작용한다.

한마디로 리는 얼꽝이자 몸꽝이고 마음꽝인, 우리가 지양하는 인간상이 된다.

<몬스터>를 보고 필자와 같은 불쾌감과 안도감이 든다면 이 작품의 물음은 진지하게 받아들여진 것이다. 그녀 스스로 괴물이 된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만든 몬스터임을 말이다.
허나, 리는 타자인 자신에게 쏟아진 사회의 차가운 냉대와 멸시를 끄집어내기 위하여 스크린 안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그녀는 단지 자신의 사랑이 진실했음을, 쓰레기 같은 창녀의 삶도 삶임을, 윽박지르고 화를 내면서, 전혀 설득력 없는 어조로 이해의 시선을 구한 것뿐이다.

좀 더 솔직하게 말하면, 감독의 영화적 기술과 작가주의 역량으로 에일린 워노스(or 리)의 인생을 담은 것이 아니라, 최초의 미국 여성 연쇄살인범이자 창녀이고 레즈비언이었던 한 인간의 삶을 담아내는 최소한의 그릇으로 카메라는 이용되었다.
결국, 영화는 오로지 ‘리’를 연기한 샤를리즈 테론과 셀비로 분한 크리스티나 리치의 격렬하지만 파멸의 나락으로 이끄는 지독한 사랑을 가감 없이 투영되는 장으로 쓰인다.

자살하는 순간 떠오른 5달러, 죽기로 마음먹은 날 몸을 팔아 번 5달러는 리에게 삶을 연장하는 동기가 되지만 뒤따라온 사랑은 희망과 동시에 절망이었다. 자신을 능멸하고 무시했던 남자처럼 셀비 앞에서 점차 남성화 되가는 리의 거친 언어와 폭력은 그래서 더 동정의 여지마저 남겨주지 않는다.

하지만 리를 보고 느꼈던 불쾌감이 영화가 끝나면 고스란히 우리에게 돌아옴을 알아 차릴 것이다. 거울을 보자. 정녕 당신이 리 같은 괴물이 아님을 떳떳하게 거울 속의 자신에게 말할 수 있는지 묻고 싶어진다.

4 )
ejin4rang
여배우의 변신은 무죄   
2008-10-15 16:50
callyoungsin
샤릴리즈테론의 연기 변신은 좋았으나 너무 불쾌감을 주는...   
2008-05-16 15:15
qsay11tem
아름답네요   
2007-11-23 14:24
ldk209
샤를리즈 테론... 외모가 아니더라도 얼마나 아름다울 수 있는지.. 알게 됐다....   
2007-01-16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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