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렉의 달콤한 신혼의 시간도 잠시 피오나 부모님의 부름을 받고 <겁나먼 왕국>으로 초대받은 슈렉 부부와 말 많은 동키가 장화 신은 고양이와 피오나 부모님 그리고 요정 대모간에 맞서 결혼 물러 피오나 재혼 시키기에 대항하는 가족 애니메이션 로드무비 <슈렉 2>.
윌리엄 스테이그의 동화를 보다 새롭게 각색한 이 도발적인 코미디는 전편에 비교 더 강력하고 재미나게 동화의 관습과 틀을 신랄하고 해학적인 패러디를 통해 깨부순다. 모두 알려드릴 수는 없지만 전편과 다르게 성인도 참여 할 수 있는 아카데미 시상식과 <반지의 제왕> <미션임파서블> <에일리언> <가위 손> <프리티 우먼> 등의 특정장면을 패러디화하여 가족과 연인이 함께 극장을 찾게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그 동안의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이 미적, 상업적으로나 디즈니의 아성을 무너뜨리지 못하다가 슈렉이란 친환경적?인 녹색괴물이 나타나 디즈니의 지고 지순한 주인공들을 마구 비틀어 풍자하여 정신이 없는 듯하다.
슈렉 1편이 유행에 대한 패러디와 유머, 관습적인 현실 인정의 도덕주의를 풍자한 동화의 유쾌함이었다면 2편은 어른이 되어 성인으로 살아가는 대중문화 속의 우리 사는 모습을 현실감 있고 적나라한 풍자와 해학으로 날카롭게 얘기하고 있다.
영화의 깊이와 재미를 높이 살려주는 음악 또한 전편과 조금은 다르지만 여전한 패러디로 장식한다.
플래시 댄스의 < What a feeling >이 그렇고, 70년대 TV 드라마로도 유명한 미션 임파서블, 하와이 5공 수사대의 타이틀 곡 등이 등장한다. 마지막 장면에선 영화의 전체 분위기를 압도하는 초호판의 1편의 I’m a Believer 를 뛰어넘는 동키와 장화 신은 고양이역의 에디머피와 안토니오 반데라스의 뜨겁고 경쾌한 라틴음악의 넘버 원 리키마틴의 Livin’ La Vida Loca로 기존 뮤지컬들의 거창함을 조롱함과 동시에 관객들로 하여금 발이 절로 굴러지는 통쾌함을 만끽하게 해준다.
영화가 끝나는 엔딩마저도 재미있게 만들어 자리를 뜨지 못하게 했던 걸 생각해보면 못생기고 뚱뚱한 녹색 괴물과 말하는 당나귀에 귀여운 킬러 고양이가 나오는 영화치고는 꽤 많은 것을 해낸 셈이 아닌가 싶다.
# 베버리 힐즈 로데오 거리와 일부 할리우드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의 재미나는 요소들을 찾아 사진에 담아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