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령>은 기억상실증을 앓고 있는 대학생 민지원 앞에 유정이란 친구가 찾아오면서 시작된다. 친구가 찾아온 이후로는 일이 꼬여만 가기 시작하고 매일 낯선 곳에서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고통을 당하는 악몽에 시달린다. 그러면서 언제부터인가 물에 젖은 귀신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친구들이 하나둘씩 모두 죽는다. 모두 방안에서 익사로 명을 다한 친구들 주위에는 항상 물이 묻어 있다. 범인은 누구이며 왜 이러는 것일까? 다음 차례가 자신일지도 모를 민지원은 불안하기만 한데...
4월 18일 아침부터 출발해 4시간을 달려가 찾아 간 곳은 경남 함양의 용추 계곡의 한 작은 폭포. 전날까지 따스했던 햇살 대신 잔뜩 흐린 날씨는 안 그래도 섬뜩한 공포 영화인 <령>의 촬영 현장을 스산한 분위기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현재까지 90% 정도의 촬영을 마친 <령>은 모든 스탭들이 지칠 데로 지쳐 있는 모습들로 정말 귀신들이 걸어 다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촬영이 가까워지면서 조금씩 살아나는가 싶더니 감독의 촬영 사인이 떨어지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모두들 생기가 넘쳐 나고 있었다.
<령>은 <주노명베이커리>의 조감독 출신인 '김태경'감독의 데뷔작이다.
혼령, 귀신을 뜻하는 한자인 '靈'을 제목으로 내세운 <령>은 '물'이라는 소재를 통해 예전부터 사람들의 머릿속에 있는 '水靈(물귀신)'이라는 이미지를 극대화시킨 작품이다.
로맨틱 코미디로 입지를 굳힌 김하늘과 스크린에 첫 도전하는 '류진'이 호러의 전면에 나서고, TV를 통해 많은 끼를 보여준 ‘빈’과 코믹 연기에 물이 오른 신이 그리고 얼짱 출신의 남상미 등 개성 강한 조연들이 배수진을 치고 있어 기대를 더하고 있다. 특히, 처음으로 호러퀸에 도전하는 김하늘은 많은 이들을 시선을 모으고 있는 중이다.
이날 촬영 분은 주인공인 '민지원'역의 '김하늘'이 폭포가 있는 연못에 빠진 후 걸어 나오는 장면과 '지원(김하늘)'의 친구들이 그 광경을 바라보는 장면으로 '박준호(류진)'를 제외한 여자 배우 5명이 모두 참가했다.
점심을 마친 뒤부터 추적추적 봄비까지 내려 뜨거웠던 촬영장의 열기를 잠시 식히는가 싶더니 오늘의 주인공 '김하늘'이 나타나면서 물에 빠질 준비에 또 다시 분주해졌다. 비가 온 덕분에 약간의 준비만으로 시작된 촬영은 허리까지 차는 깊이에서 뭍으로 흐느적거리며 걸어 나오는 장면으로 '김하늘'은 단 3번 만에 OK사인을 받으며 물오른 연기를 보여주었다.
본격적으로 물에 빠져야 하는 장면이 시작될 무렵 촉촉이 내리던 빗방울이 굵어지면서 안전상의 이유로 촬영이 마감된 <령>은 올 한해 첫 번째로 들이닥칠 공포영화로 6월 18일 개봉 예정이다.
첫 장편 데뷔작이 공포 영화인데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
김태경 감독: 한컷 한컷 의미를 부여하여야 하고 관객들의 긴장과 이완을 조절해 주어야 하는 등 솔직히 부담된다. 특히 자신의 역량 이상의 노력을 해야 하지만 그것이 부담인 동시에 매력으로 생각됐고 영화에 눈뜨게 해줬던 영화가 초등학교 4학년 때 봤던 <나이트 메어>라는 공포 영화였기 때문에 큰 거부감 없이 선택하게 되었다.
제목은 어떻게 나오게 되었으며 상징하는 것은 무엇인가?
감독: 사실은 '령'이 아니라 '영혼'이다. 그랬다가 '혼령'이 되었고 나중에 강한 이미지를 위해 '령'으로 결정 했다. '령'은 영화상에서도 그렇게 표현 되고 개인 생각도 그렇지만 한마디로 귀신이다...특히 '水靈' 즉 물귀신 같은 그런 존재다.
기존의 공포영화와 차별화 되는 것은 무엇인가?
감독: 기존의 공포영화가 보여 주었던 깜짝쇼나 자극적인 그런 공포가 아니라 좀더 마음에서 생겨나는 공포.....예를 들어 우리 편집 기사님이 편집을 하면서 영화가 찝찝하게 다가왔다고 하던데 그게 바로 내가 원하는 그런 공포다.
기존의 연기와는 다른 장르를 택했는데 그 이유가 있나?
김하늘: 솔직히 공포 영화는 무서워서 잘 안 보게 된다. 가끔가다 한번씩 보면 영화 속에서 많은 열성이 보이는 것 같다. 그래서 선택을 했고 상당히 만족하고 있다.
'류진', '빈', '전희주'시는 이번에 처음 스크린에 도전하는 배우들인데 소감 한마디 부탁한다.
류진: 처음엔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분위기에 익숙해지고 서로 대화를 하면서 많이 좋아졌다. 가능하다면 계속해서 영화를 하고 싶다. 그리고 내 캐릭터는 공포영화지만 코믹적인 요소가 많다.
빈: 그냥 열심히 했다.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기분이 좋았고 특히 여러 명의 여자들이 서로 도와주면서 일을 해서 좋다.
전희주: 연기에서 눈빛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연기 공부에 진짜 도움이 많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계속 영화를 하고 싶다.
취재: 최 동규 기자
촬영: 이 기성 피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