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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헌, 정다빈의 ‘그놈은 멋있었다’ 촬영 현장을 가다
수많은(?) 인파의 뜨거운 눈길에 싸였던 송승헌과 정다빈 | 2004년 3월 31일 수요일 | 심수진 기자 이메일

천방지축 평범녀 '한예원'을 연기하는 귀여운 정다빈
천방지축 평범녀 '한예원'을 연기하는 귀여운 정다빈
무대뽀 킹카 반항아 '지은성'을 연기하는 꽃미남 송승헌
무대뽀 킹카 반항아 '지은성'을 연기하는 꽃미남 송승헌
1부-담벼락의 미학?

10대 초반부터 20대 초반까지의 열혈팬들을 상당히 많이 거느리고 있는 인터넷 소설 『그놈은 멋있었다』. 2001년 9월 daum 유머 카페에 처음 연재되기 시작해 총 누적조회 700만회, 팬클럽 회원수 20만명을 돌파한 바 있는, 귀여니의 이 ‘전설적’ 인터넷 소설이 영화로 만들어지고 있다는 건 많이들 알고계실거다.

화창한 봄날씨가 어질어질 묘한 심기를 불러일으켰던 지난 28일, 기자는 졸린 눈을 비비고 참으로 말도 많았던 화제작 『그놈은 멋있었다』의 영화 촬영 현장을 찾았다. 장소는 선릉역 근처에 있는 진선여고 담벼락. 오전 9시 30분 무렵부터 촬영이 시작된 <그놈은 멋있었다>(감독: 이환경, 제작: BM필름)의 현장에는 천방지축 평범녀 ‘한예원’ 역을 맡은 정다빈과 그녀의 절친한 친구 ‘이경원’ 역을 맡은 안해수가 담벼락 신을 한창 준비하고 있었다.

도대체 담벼락에서 무슨 장면을 찍는지 궁금했던 기자. 하지만 홍보 담당자가 나눠준 보도자료를 슬쩍 읽어보고, 와이어에 의지한 채 무술인처럼 슉슉 담벼락을 넘어가는 안해수와 뒤에서 그녀를 걱정스럽게 응시하는 정다빈을 번갈아 쳐다보노라니, 어떤 장면인지 사태 파악이 되기 시작했다.

바로, ‘한예원’이 무대뽀 킹카인 반항아 ‘지은성’과 연인이 되는 결정적 장면이었던 것. 어느날 학교 정문을 지키고 있던 4대 천왕 무리를 피해 담탱이 몰래 담치기를 감행했던 ‘한예원’이 담치기는 겨우 성공했지만, 그 밑에 지키고 섰던 지은성과 ‘입술 박치기’가 이루어지기까지의 일련의 장면이었다.

'한예원'의 절친한 친구 '이경원'역의 안해수, 이날 고생을 많이 했다...
'한예원'의 절친한 친구 '이경원'역의 안해수, 이날 고생을 많이 했다...
이 영화로 장편 데뷔하는 이환경 감독은 상당히 꼼꼼하게 이 담벼락 장면을 연출하고 있었다. 구렁이 담 넘어가듯, 자연스러운 담치기 장면을 찍기 위해 ‘이경원’ 역의 안해수는 참으로 무수하게 담을 넘어야 했다. 리허설에선 만족스런 장면이 나왔다가도, 막상 슛이 들어가면, 생각대로 발놀림이 나오지 않아 안해수를 비롯한 스태프들이 초조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특히 안해수에 이어, 자신도 담치기 장면을 찍어야 하는 정다빈의 경우엔 ‘어머, 어떡해. 나도 저렇게 찍어야 하는데’라며 귀엽게 혼잣말을 연발했다.

그러다 결국 돌발 사태가 발생했다. 리허설 도중, 무릎 한쪽을 다치는 바람에 밴드를 겹겹이 붙였던 안해수가 이번엔 딱딱하고 거친 질감을 가진 담벼락에 얼굴 한쪽이 부딪친 것. 모든 스태프들이 뛰어와 걱정스럽게 그녀를 에워싸는 상황으로 번지게 됐던 ‘돌발 사태’였다(다친 여배우는 속상했을 텐데, 끊임없이 이 장면을 찍어대기 바빴던 보도진들의 모습은 씁쓸함을 안겨주었다!).

겸사겸사 촬영이 중단되고, 점심 시간이 진행됐다(기자의 옆에 정다빈이 앉았지만, 기자는 밥을 먹고 있는 배우를 편안하게 해 주기 위해, 질문을 던지지 않았다. 후훗~너무 변명이려나!).

2부-‘한예원’과 ‘지은성’의 운명적인 입술 박치기!

점심 시간 이후, 속개된 촬영 장면은 먼저 정다빈이 담벼락에서 뛰어내리는 장면이었다. 앞서 안해수와 같은 위험스런 장면은 없었지만, 역시나 만족스런 장면을 뽑아내기 위해 감독은 무수한 테스트를 실시하고, 적지 않은 N.G를 외쳤다. 그러는 와중에 드디어 ‘지은성’ 역할의 송승헌이 도착했다.

송승헌은 귀여니의 표현에 의하면, ‘여자보다 더 예쁘고 뺀초롬하게 생긴 게 내 방식대로 말하면 재수 털린’ 꽃미남 지은성을 연기하게 된 것.

그런 대목이 떠오르자, 기자는 왠지 웃음이 피식 터져나왔다. 키크고 마른 몸매에 쌍꺼풀이 없는 큰눈, 여기에 하얀 피부를 지닌 일본의 잘생긴 반항아를 연상시키는 소설 속 ‘지은성’. 이런 ‘지은성’은 송승헌을 닮은 것 같기도 하고, 닮지 않은 것 같기도 해서 기자는 연신 송승헌을 쳐다보게 됐다.

무척 궁금하셨을 4대 천왕 나머지 연기자들, (좌로부터) 김영훈, 이민혁, 류호윤
무척 궁금하셨을 4대 천왕 나머지 연기자들, (좌로부터) 김영훈, 이민혁, 류호윤
어쨌든, 송승헌의 등장으로 삼삼오오 늘어가고 있던 구경 인파가 더욱 늘어났다. 어떻게 알고 달려왔는지 사인을 받으려는 여중생들이 그를 꽁꽁 에워싸기도 했다. 그럼 송승헌을 포함한 나머지 4대 천왕의 멤버들은 누가 맡았을지 궁금하실 것. 이미 ‘늙다리’ 수준의 나이인지라 기자는 잘 모르겠지만, ‘김승표’, ‘김현성’ 등을 연기하는 4대 천왕 멤버 이민혁, 류호윤, 김영훈도 ‘꺄약꺄악’ 사람들의 탄성을 유발하는 얼짱들이었다.

‘쿵!!??
“ㅇ ㅏ ㅇ ㅏ 악!”
“ㄲ ㅑ ㅇ ㅏ ㅇ ㅏ!”
쪽……. ―_―^쪽……? o.,o 신이시여!
눈을 떴을 때 나는 지은성의 품에 안겨있었고! 그놈과 나의 입술이 닿아있었던 것이다!!‘라고 소설에서 묘사된, 문제의 ’뽀뽀‘ 장면은 오후 4시가 지났을 때야 진행됐다. 장소는 진선여고를 빙 둘러싸고 있는 담벼락 중, 공원 쪽에 위치한 후미진 담벼락. 햇빛이 눈부시게 쏟아지는 가운데, 송승헌과 정다빈은 그들의 거사(?)를 유쾌하게 치렀다.

그렇게 <그놈은 멋있었다>의 28일 촬영 분량은 끝마쳐지게 됐다. ‘담탱이’로 정준하, ‘지은성’을 두고 ‘한예원’과 신경전을 벌이는 ‘김효빈’ 역할에 여성 3인조 댄스그룹 ‘투야’의 멤버 김지혜가 출연하는 등 흥미로운 캐스팅을 보여주는 <그놈은 멋있었다>. 이 영화는 이미 촬영이 85% 가량 진행된 상태라고. 하지만 여러분들이 극장에서 보실 수 있는 날은 쪼금 많이 남았다. 4월 초까지 나머지 촬영 분량을 찍은 뒤, 섬세한 후반 작업을 거쳐 오는 6월 개봉할 예정이다.

취재: 심수진 기자

*계속해서 <그놈은 멋있었다> 촬영현장 B컷 사진을 공개합니다~

안해수가 무릎을 다치자, 정다빈을 비롯해 스태프들이 걱정스럽게 에워쌌다
안해수가 무릎을 다치자, 정다빈을 비롯해 스태프들이 걱정스럽게 에워쌌다
저멀리 담벼락에 서 있는 정다빈은 뛰어내리는 연기 중!
저멀리 담벼락에 서 있는 정다빈은 뛰어내리는 연기 중!


주변의 뜨거운 시선이 부담스러운듯, 먼곳을 쳐다보는 송승헌
주변의 뜨거운 시선이 부담스러운듯, 먼곳을 쳐다보는 송승헌
운명적인 뽀뽀신을 연기 중인 정다빈과 송승헌, 약간의 긴장감이 감돌았다
운명적인 뽀뽀신을 연기 중인 정다빈과 송승헌, 약간의 긴장감이 감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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