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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없이 기자회견 가진 특별한 시사회 ‘송환’
독립영화계의 큰 형님 김동원 감독의 영화 | 2004년 3월 4일 목요일 | 서대원 기자 이메일

푸근한 인상의 김동원 감독
푸근한 인상의 김동원 감독
독립영화계의 큰 형님으로 불리는 김동원 감독의 다큐멘터리 <송환(제작:푸른영상)>이 3일 대학로 하이퍼텍 나다에서 기자 시사회를 가졌다.

권위 있고 대중적인 주류 영화제는 아니지만 2004년 선댄스 영화제에서 ‘표현의 자유상’, 2003년 서울 독립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등 많은 이들로부터 격찬과 격려를 받은 영화는, 분명 그만한 가치가 담겨 있는 작품으로, 비상업 영화임에도, 적잖은 기자들이 시사회를 찾았다.

1992년부터 10여 년간 비전향 장기수들이 북으로 송환되기까지의 지난한 순간들을 자신의 목소리를 내레이션으로 해 소중하게 담은 영화는,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그네들이 여기 이곳에 존재하지 않기에 시사가 끝난 후 김동원 감독만이 기자회견에 나섰다.

“아는 분의 권유로 우연히 상계동 철거 촌에 가 3년 동안 머물며 그곳의 현실을 담은 것이 이런 작업의 계기가 됐고, 평론가들이 제가 찍은 영상을 보고 진정한 독립영화라고 해서 그제야 제가 하는 일의 성격을 알았다”며 외모만큼이나 순박한 말투로 운을 덴 김동원 감독은 “배급도 잘 모르고 극장 개봉은 생각하지도 않았다. 이 한편을 마치는 것이 중요했을 뿐이다. 하지만 많은 분의 도움으로 영화를 개봉하게 됐다”며 역시나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반공주의였던 아버지가 이 작품을 보면 많이 화를 내셨을 거다” “비전향 장기수인 선생님들이 보아도 그리 좋아하지는 않을 거다”라는 영화의 시작을 알리는 첫 문구만 봐도 촬영 중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 느껴지는 김동원 감독의 <송환>은, 작은 영화를 대중들에게 소개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인디스토리와 아트플러스 공동 배급으로 3월 19일부터 개봉할 예정이다.

필자도 쇠주 무지하게 좋아하지만 술집 가서 소주 두 병만 덜 먹고, 이 영화 꼭 보시길 바란다. 날이면 날마다 오는 영화가 아니라는 점 분명 자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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