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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만났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화학 반응이 기대되는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감독: 곽재용, 제작: 아이필름)가 총 6개월 간의 촬영 기간을 마치고 어제 오후 크랭크업했다. 홍콩 에드코 필름이 투자하고,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에서 동시 개봉할 예정인 이 영화는 얼핏 톡톡 튀는 로맨틱 코미디를 떠올리기 쉽지만, 단언컨대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가슴시린 멜로다.
“난 전생에 바람이었을 거야. 내가 없을 때 바람이 불면 그게 난 줄 알아”. 극중에서 ‘명우(장혁)’가 하는 이 말은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의 내용이 상징적으로 스며있는 센티멘털한 대사. 여순경인 ‘경진(전지현)’은 명우를 소매치기인줄 알고 검거했지만, 알고보니 명우는 그 소매치기범을 잡으려던 고등학교 물리 교사다. 해프닝으로 생긴 첫 만남은 서서히 죽음도 갈라놓을 수 없는 깊고 애절한 사랑으로 승화된다.
이 영화의 마지막 촬영 장면은 이런 경진과 명우가 가장 행복한 한때를 보내는 순간으로, 빗 속에서 벌어지는 우중연애(雨中戀愛) 장면. 햇빛은 눈부시나 꽃샘 추위가 거리를 차갑게 만지작거렸던 어제 오후, 이 아름다운 마지막 촬영 장면이 서울 대학로에 있는 민들레영토 신관앞에서 촬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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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있지 않은가. CF나 드라마, 혹은 다른 영화들에서 한번쯤 봤음 직한 장면. 굵은 빗방울이 쏟아지는 거리 한복판에서, 주인공들이 우산도 쓰지 않고 서로 물장구를 치며 까르르 까르르 웃어대는 장면. 비에도 아랑곳없이 그렇게 청승맞은 행동을 할 수 있는 건, 두 사람의 마음 가득 솟아오르는 주체할 수 없는 사랑의 힘일듯.
너무 즐겁고 행복한 순간에 왠지모를 슬픔까지 함께 찾아오는 경험은 누구나 해보셨을 거다. 이 영화의 마지막 촬영 장면도 그런 오묘한 정서가 배어있진 않은지 충분히 기대해 봄직하다. 특히 전작인 <클래식>에서 예쁘고 감성적인 화면들을 주조했던 곽재용 감독이 이번 영화에서는 어떤 손길로 영화를 매만질지, 무척이나 궁금해진다.
앙팡 테리블 전지현, 장혁이 열정을 다해 찍은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는 후반작업을 거쳐 오는 5월 말, 관객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기자의 삑사리 사진을 더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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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심수진
촬영: 이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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