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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다음날인 16일에는 뱃놀이 도중 술취해 좌초되어 남으로 떠밀려온 인민군 장교와 병사 두명이 다시 북으로 돌아가기 위해 '고난의 행군'을 벌이는 영화 <동해물과 백두산이(제작:영화사 샘/주머니 필름)>가 첫 언론 시사를 가졌다.
<오버 더 레인보우>로 알록달록한 사랑의 파노라마를 펼쳐주었던 안진우 감독의 두번 째 영화인 <동해물과 백두산이>는 영화 속 얘기만큼이나 영화 밖 이야기들이 풍부하다. 체계화된 시스템 없이 월북하는게 어디 가당키나 한 일인가. 촬영 중 겪은 고초가 이만저만이 아닌지 기자간담회에서 펼쳐진 무용담의 파노라마는 또다른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 하다.
그 중 공형진의 고생담이 가장 웃음을 짓게 만든다. 오징어 잡이 촬영 때 너무 힘들어 "아저씨, 저 배우거든요. 살살 해주세요" 사정해도 아무도 봐주지 않았다는 것. "니가 무슨 배우야. 그렇게 생겨가지고."
정준호는 "개봉 일정이 변경되어 천년호와 함께 만나뵙게 되어 죄송하다"며 연이어 개봉하는 것에 대해 불편한 심정을 감추지 않았다.
자신의 의지와 전혀 무관하게, 절대 아무런 임무도 받지 않고 남조선 해수욕장에 불시착한 두 인민군 병사가 북으로 다시 돌아가기 위해 벌이는 눈물겨운(웃겨서, 슬퍼서) 월북 투쟁기 <동해물과 백두산이>.
과연 이들이 북한 민간이 어부처럼 고향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을지, 12월 31일(수) 개봉까지는 절대 함구해달라는 부탁. 하긴 월북이 어디 쉬운 일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