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Music By Rolfe Kent
우리는 때로는 영화 같은 사랑을 꿈꾼다. 그리고 바로 그 ‘확실하게 영화 같은’ 사랑 이야기가 최고의 매력 포인트로 대우받는 곳이 로맨틱 코미디 영화 속이다. 때로는 톱스타 여배우와 평범한 남자, 갑부인 사업가와 호텔 메이드, 귀족 집안 아가씨와 가난한 화가로 그 짝을 달리하면서 그들만의 남다른 역경과 사랑을 만들어가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의 사랑 이야기들은 매번 관객들에게 운명적인 사랑의 환상을 선사한다. <케이트 & 레오폴드>의 사랑 이야기 역시 그러하지만 이 사랑은 더욱 만만치 않다. 19세기라는 까마득한 과거에서 찾아온 꽃미남 영국공작과의 사랑이라니.
맥 라이언과 휴 잭맨이라는 매력적인 배우들의 앙상블을 만날 수 있는 <케이트 & 레오폴드>는 2001년 뉴욕에 사는 커리어 우먼 케이트와 1876년 영국의 공작인 레오폴드의 사랑 이야기다. 우연히 시간의 틈 사이로 현재에 오게 된 레오폴드와 사랑에 빠지는 케이트. 여기까지는 다른 로맨틱 코미디들과 별 다른 점이 없지만 <케이트 & 레오폴드>는 조금 더 가슴 따뜻하고 훈훈한 사랑을 느끼게 한다. 바로 현대인의 외로움과 상실, 고독한 삶을 어루만지고 있기 때문이다. 수많은 이들과 함께 살아가지만 외로운 현대인에게 어느 날 찾아온 부드러우면서도 달콤한, 하지만 슬프고 힘든, 치명적인 사랑. 그 외로움과 달콤함이 스며있는 노래를 부를 사람은 단연 ‘스팅(sting)’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마도 영화 <레옹>의 ‘Shape of my heart'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스팅이 <케이트 & 레오폴드>로 2002 골든 글로브 최우수 주제가상 수상하였으며 2002 아카데미 최우수 주제가상에 노미네이트 되었었다는 사실에 대해 전혀 놀라워하지 않을 것이다. 스팅이 이 영화를 위해 직접 작사, 작곡한 타이틀 송 Until'은 그 애잔함과 아련함을 영화 속에 진하게 녹여내며 고독한 사랑의 음율시인으로써 그의 명성을 더했다. <레옹> 이외에도 <런어웨이 브라이드>의 ‘Every Breath You Take’, <라스베가스를 떠나며>에서의 ‘Angel Eyes’ 등 스팅이 히트시킨 영화 음악들은 짙은 사랑의 향기와 함께 가을 분위기에 어울리는 우수와 고독을 담고 있다. 그런 그의 음악이 주는 진한 여운은 <케이트 & 레오폴드>에서도 여지없지 관객들의 감성을 흔든다. ‘영화 같은’ 사랑이야기가 끝난 뒤에도 오래도록 관객을 붙잡는 것은 바로 ‘세상의 끝에 다다를 때까지라도 당신만을 사랑하겠다’는 달콤하지만 치명적인 스팅의 목소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