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 '유머 9단'이 이번엔 사람을 울리겠다고 나섰다. 연쇄방화범과 소방관들의 사투를 그린 [리베라 메](양윤호 감독-드림써치 제작)에서 박상면은 소방관들의 든든한 맏형인 '한무'로 나온다. 한 여자의 남편,두 아이의 아버지로서 부족한 자신의 처지를 늘 안타까워하지만 그 누구보다 소방관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소방관들의 애환을 대표하는 캐릭터로, 관객들의 눈물을 책임져야 한다. [넘버 3]에서부터 [반칙왕] 그리고 MBC TV '세친구'까지, 코믹 이미지로 절정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박상면이 과연 눈물 연기를 할 수 있을지 스태프들조차 고개를 갸우뚱 했다.
첫 촬영 때 양윤호 감독이 "이건 코미디가 아니다"라고 신신당부. 그때 박상면이 당당하게 이야기했다. "일단 연기하는 걸 보고 이야기해라". 첫 장면이 죽어가는 동료를 받아주지 않는 의사에게 애원을 하는 것이었다. 콧물 눈물이 뒤범벅이 되어 절규하는 박상면 앞에서 모두 눈시울이 시큰. 그 다음엔 양윤호 감독도 더 이상 '잔소리'를 하지 않더란다.
"나는 평범한 아빠라고 자기 최면을 걸었어요. 윤진이를 생각해보기도 하고." 박상면은 딸 윤진이에게 '만점 아빠'다. 다섯살 윤진이는 '세친구'를 보면서 박상면이 맞는 장면이 나오면 실제인줄 알고 엉엉 운단다. 윤진이가 '세친구'에서 박상면을 자주 때리는 윤다훈을 미워해 '오해(?)'를 풀어주느라 애를 먹기도 했다. 그렇게 예쁜 윤진이를 떠올리면 절로 감정이 잡히더라는 것.
"박상면에게도 이렇게 진지한 모습이 있다는 것 보여주고 싶었어요." 이뿐 아니다. 겁 많기로 소문난 박상면은 몸 전체에 불이 붙는 장면을 위해 직접 소방복에 불을 붙이는 열연을 했다. '현장 분위기도 배우 몫'이라는 그의 평소 주장대로, 촬영장 분위기를 띄우는 몫까지 톡톡히 해냈으니 스태프들 사이에선 인기 만점이었다.
"스크린에 등장한 한무의 모습은 내가 봐도 내가 아닌 것 같다"고 은근히 변신에 자신감을 나타내는 박상면. 11일 개봉되는 '리베라 메'가 '대박'이 터지는 것을 지켜본 후, 지금 촬영중인 '휴머니스트'가 끝나는 12월 중순 가족 여행을 갈 계획. 그리고 노원구 월계동에서 마포로 이사도 갈 예정이라고 근황을 전했다.
<자료출처 : 스포츠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