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만들어지기 전부터, 이 영화, [단적비연수]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가 많았다. [단적비연수]가 작년 한국 영화계를 깜짝 놀라게 했던 '강제규필림'의 첫 작품일 뿐 아니라 96년 흥행작 [은행나무 침대]에 이은 속편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이 영화에는 영화계에서 나름대로 자리매김한 배우 다섯 명이 캐스팅되었다. 짐작컨데 아마도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호기심이 쏠린 만큼 영화의 감독을 맡았던 박제현 감독은 그만큼 부담이 되었으리라 생각되어진다. 그래서인지 어느때보다 이 영화에 대한 말이 고주알미주알 나오는 듯 하다 [은행나무침대]의 초점이 '수현'이었던 한석규에 맞춰져있다면 이번 [단적비연수]의 초점은 '비'를 위주로 진행되어진다. 비록 최진실의 연기로 인해 그 비중이 약해보인 것이 탈이었지만, [단적비연수]의 히로인은 원래 '비'였음을 느낄수 있다.
운명과 그 운명을 거스르는 사랑...결국은 운명의 손을 들어준다.
그럼으로써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하고 운명을 반하는 사랑을 선택했던 '적(설경구)'은 그 운명을 거스른 죄를 후대에 치루게 된다. 하지만, 그런 그의 모습이 공감이 가고 이해가 가는 것은 어쩌면 그 또한 운명을 알고 있었으나, 자신이 사랑하는 그 누군가를 위해 감히 운명에 도전하였다는 사랑의 위대함을 믿고 싶기 때문이 아닐까...그렇기에 다른 어떤 캐릭터보다 적의 마음이 가장 잘 와닿는다..
하지만, 이 모든 장점에도 연기에 대한 혹평만은 피할 수 없을 듯 보인다. 더 나아가 주연배우들의 연기가 이전의 배우들이 가지고 있던 예전 이미지와 너무 비슷하다. 물론 예전의 이미지가 맘에 들어 배우들을 캐스팅을 했을테지만, 예전의 영화들과 차별화 하는 것에 실패하여 그네들의 모습에서 단,적,비,연으로서 보이는 것이 아니라 예전의 캐릭터의 모습이 오버랩되어 보인다. 가장 심한것은 김윤진... 나뿐아니라 거의 70%의 사람들이 그녀를 보고 [단적비연수]의 연보다는 [쉬리]의 여전사를 떠올릴 것이다. 또한 설경구 역시 연기는 잘 했으나, 그의 이미지인 박하사탕에서 벗어하는 것은 실패한 듯 보였다. 가장 맘에 안드는 캐릭터인 석훈의 경우에도 '토마토'에서의 그 우유부단함이 그대로 느껴진다. 비의 아픔을 당당히 감싸앉고, 어루만져줘야 하는 강하면서도 다정한 캐릭터인 단의 모습은 사라진 채 유약함만이 화면을 가득메운다. 최진실은 예전과 마찬기지로 평면적인 연기로 일관했다.시사회전, 관계자가 나와서 내가 본 필름은 완성본이 아니라고 말했다. 색보정작업과 함께 CG와 편집을 다시한다고 했었는데, 좀더 개연성있게편집하고, 마지막 은행나무장면씬의 황당함만 사라진다면 훨씬 좋은 영화가 될 듯 싶다.
[단적비연수]가 저지른 가장 큰 실수는 [공동경비구역 JSA] 바로 다음에 개봉한다는 사실이다. 탄탄한 연기력과 간간히 터지는 웃음으로 관객들 기억에 남아 있는 'JSA'와 시시콜콜 비교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차라리 [비천무]와 같이 개봉했었더라면, 그럼 더욱더 많은 찬사를 받았을텐데.. 여러 가지 악재를 많이 가지고 만들어진 [단적비연수]의 흥행에 관심이 가는 것은 아마도 이 때문인 것 같다.
영화에는 여러 가지 묘미가 있다. 아름다운 화면, 가슴찡한 스토리, 손에 잡힐듯한 음악, 화려한 액션 등등..모든 것이 완벽하기를바라는 것은 모든 관객들의 소망이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때에는, 어디가 이상한가 혹은 나라면 어떻게 고쳤을까 상상하며보는 것도 쏠쏠하다는 것을 이 영화는 내게 가르쳐 주었다. 이 영화의 어떤 점에 중점을 두는가는 관객들의 몫인 듯 싶다.
Tip 어릴때의 단과 적 구별하기.. 처음 봤을때에는 두 캐릭터가 구분이 가지 않았습니다. 얼굴과 목소리가 비슷하여 차이가 없는 듯 보였거든요. 하지만 두 번째 보니 근소한 차이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단의 머리에는 흰색으로 염색된 머리카락이 있답니다. 그것을 포인트로 쉽게 구분할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