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일상적 실내장식 물품의 하나인 거울과는 그다지 친밀성을 갖고 있지 않던 본 필자. 외모가 출중해서도 아니요, 자신을 꾸미는 일에 영 관심이 없어서도 아니다. 다만, 어딜 내놔도 쪽팔릴 수밖에 없는 심난한 외관으로 인해 거의 손놓고 살다보니 그냥 그렇게 생활 패턴이 굳어졌다. 하지만 어제 만은 ‘거울 속으로’ 공간 이동해 또 다른 경험의 장을 경유하고 현실로 돌아왔다.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낯익은 그것의 저 너머에 도사리고 있는 낯섦의 기괴한 매혹을 만나고서 말이다. 신인 김성호 감독의 스릴러 호러물 <거울 속으로>를 통해서.
시사에 앞서 무대에 오른 김성호 감독과 배우 유지태, 김혜나는 늘 그렇듯 “재밌게 보라”는 부탁의 말을 간단하게 던졌고, <소름>이후 간만에 얼굴을 비친 선 굵은 김명민은 “영화를 보고 난 후 거침없는 평가를 해 달라” 덧붙이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김지운 감독의 <장화,홍련>으로 촉발된 한국 공포 영화의 르네상스기에 때마침 선보이게 돼 한껏 기대를 보이고 있는 <거울 속으로>가 얼마만큼이나 이 같은 호기에 탄력 받아 관객을 섬뜩한 ‘거울 속으로’ 빨아들일지는 뚜껑을 여는 8월 14일부터 확인하실 수 있다.
아래의 인터뷰는 시사후 가진 기자 간담회와 그 후 또 이뤄진 그들과의 단독 인터뷰 내용을 간단히 갈무리 한 내용이다.
Q: 시사회를 마친 소감이 어떠한가
김성호(감독): 거울에 관한 이야기를 하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많은 것을 디테일하게 담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색보정이 안 된 상태라 디테일한 부분들이 많이 보여지지 않았다. 다시 손봐야 될 듯싶다. 그리고 아쉬운 점이 어쩔 수 없이 많다. 하지만 결과에 상관없이 작업을 계속적으로 꾸준히 해나가겠다.
유지태: 매번 열심히 하겠다고 하는데 솔직히 그러면 안 되고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리고 내 자신의 부족한 면을 많이 발견했다. 행여나 나 때문에 영화에 피해가 가지는 않을지 걱정스런 마음이 먼저 든다.
김혜나: 솔직히, 영화를 보고나니 쑥스럽다 고개를 못 들을 정도로. 하지만 영화 자체는 재밌게 봤다.
김명민: 나 역시 부족한 면을 많이 발견해 앞으로 채워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하지만 시사회 중 나가는 사람이 없어서 좋았다.
Q: 간단히 소개해 달라 배역에 대해
유지태: 거울을 통해 일어나는 사건으로 인해 자아분열을 일으키는 인물 우영민 캐릭터다.
김혜나: 사라진 언니를 찾아서 헤매는 이지현이다.
김명민: 유지태와 안 좋은 일로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는 이성적인 스타일의 형사 하현수 역할을 맡았다.
Q: 거울을 소재로 한 영화를 처음에 어떻게 생각하고 만들게 됐나
김성호:어렸을 때부터 거울에 큰 아우라를 느꼈다. 거울을 통해서는 자신의 뒷모습을 볼 수가 없다. 그 외의 다른 모습도 그러한 경우가 있고. 또 그간 거울에 관힌 이야기를 한 적이 없기에 건드리고 싶었다. 결국, 익숙한 물건을 대상으로 심층적으로 스릴러적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자 영화화했다.
Q: 거울을 다루는 영화였기에 배우로서 힘든 점이 있었을 거다. 말해 달라
유지태: 거울이 소재를 넘어 주제로 나아가는 점이 있기에 사람이 혹 거기에 파묻혀 잘 안 그려지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됐다.
Q: 영화를 찍고 나서 거울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을 것 같은데
김명민: 캐릭터가 거울에 연연하지 않는 냉정한 스타일이라 달라질 게 없었다.
김혜나: 거울을 원래 잘 안 본다. 거울을 보면 바보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하지만 촬영이 끝나고 지금 보니 다시 나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된 거 같아 좋다.
유지태: 보통 사람들과 똑 같은 마음으로 거울을 볼 뿐이다. 물론, 거울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으면 좋겠는데 바쁘다보니 그럴 시간이 없다. 그게 좀 아쉽다.
Q: 영화를 볼 분들을 위해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유지태: 일단, <거울 속으로>는 다른 호러 영화보다는 호흡이 좀 긴 편이다. 소재 자체가 거울이기 때문에 거울을 바라보는 또 다른 자아가 있다는 섬뜩함의 느낌을 받으려면 어쩔 수 없이 긴 호흡이 필요하다. 아무튼, 꼭 보러들 오시면 좋겠다.
취재: 서 대원
촬영: 이 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