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덧 이제는 세월이 흘러 007하면 숀 코너리보다는 피어스 브로스넌이 더 먼저 떠오르게 됐다. 물론, 그가 오래 동안 제임스 본드 역할을 맡아 붙박이 캐릭터로 인식된 측면도 크지만, 무엇보다 영국의 신사이자 바람둥이 첩보원이라는 이미지가 더 없이 그의 외모와 딱이다 싶을 정도로 매치가 잘 됐기 때문이다. “부러운 놈” 그런데 이 같은 부러운 스타일의 그가 기존의 때깔을 훌러덩 벗어던지고 어깨에 힘을 뺀 채 영화에 등장한다. 것두, 아이가 셋이나 딸린 아버지로.
자신의 실제 고향인 아일랜드에서 일어난 실화사건을 바탕으로 엮은 <에블린>에서 기존의 배역과는 상당히 동 떨어진 유부남으로 출연하는 피어스 브로스넌은 마누라는 집 나가고, 사회에서는 인정 못 받아 잘리고, 설상가상으로 국가의 법에 따라 사랑하는 아이들마저 자신의 품에서 키울 수 없는 아주 아주 불쌍한 인물 데스먼드 도일로 분한다. 그리고 그 아이들을 되찾고자 그는 처절한, 하지만 웃음도 스며 들어있는, 상황 속으로 두 팔 걷어붙이고 나선다.
<에블린>에서 배우는 물론이고 프로듀서까지 겸임해 화제를 모으고 있는 그가, 미달이 아빠 박영규처럼 새로운 캐릭터 변신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6월 20일 금요일부터 확인하실 수 있다.
*사실 말이 나와서 하는 말인데, 솔직히 잘 생기고 예쁜 것들은 뭔 짓을 해도 다 멋있어 보이지 않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