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는 바와 같이 <장화,홍련>의 포스터가 교체됐다. 브라이언 드 팔머의 <캐리>에서 캐리를 연상시키는 듯한 하얀 잠옷에 선혈이 낭자한 두 자매의 비주얼이 팍팍한 일상을 웅변하는 지하철에서 보기에는 너무 뜨악스럽다는 민원이 접수돼 위의 사진처럼 대체된 것이다.
제작사나 홍보사 측에서 보자면 사실, 손이야 번거롭게 됐지만, 그래도 이 같은 소동은 자연스럽게 영화에 대한 관심으로 고스란히 이어지기에 그리 언짢은 일만은 아니다. 반면, 청춘남녀들이 북적북적 대는 거리에서는 지하철의 그것과는 정 반대로 포스터를 붙여놓기 무섭게 접수해가는 이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그만큼, 초원 사진관에서 때만 되면 찍던 가족사진과는 너무나도 판이한 <장화,홍련>의 한기 어린 패밀리 포스터가 많은 이들의 시선을 가로 채고 있다는 방증에 다름 아니다.
가련한 운명의 두 자매도 눈길을 끌지만 계모인 염정아의 짐짓 태연자약한 표정 속에 도사리고 있는 광기가 무척이나 기대되는 가족 괴담 <장화,홍련>은 우연인지 필연인지 13일의 금요일에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