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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의 추억’ 언론시사회
살인을 다룬 살인적인 영화 | 2003년 4월 16일 수요일 | 서대원 이메일

우리에게 농촌이란 한 없이 푸근하고 한가롭고 살가운 곳이다. <전원일기>의 용식이, 금동이, 노마 아빠, 일용이, 쌍봉댁, 개똥이 엄마와 같은 그 이미지. 그런데 따사로운 햇빛이 작열하는 그곳에서 한 여인의 처참한 시체가 발견되고, 그 뒤로도 목불인견적인 그러한 변사체들이 벌건 대낮에 계속적으로 목도된다면. 이건 안타깝게도 스릴러 영화가 아니라, 우리네 한국 땅에서 버젓이 한 때 일어났던 실화사건이다. 1980년 중.후반에 발생했던, 아직까지 미제로 남아있는, 화성연쇄 살인사건.

이 사건을 바탕으로 한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이 드디어 어제 시사회를 가졌다. 어둡고 민감한 소재를 영화화한다고 하여 제작 초반부터 많은 이들의 눈길을 끌었던 영화는, 그 기간이 2년여가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가장 기대되는 한국영화로 주저 없이 선택돼왔다. 그리고 그러한 기대감은 시사회장을 북새통으로 만들어 놓은 수많은 영화인들과 관계자들의 발길로 고스란히 입증됐다. 사실, <살인의 추억>은 시나리오부터 시작해 마지막까지 연일 충무로에서는 화제였다. 한마디로 죽여준다!고.

영화는 전언했듯 화성연쇄 살인사건을 소재로 택해 연출된 작품으로 절박함에 처해 있는 사람들의 내.외면적 풍경들을 처절하리만치 고스란히 담아냈다. 당시, 어두운 시대의 정서를 끌어들이면서 말이다. 그리고 그 가장자리에는 형사들을 위치시키고 그 주변에는 용의자를 포함해 동네사람들을 버겁게 세워놓고 있다. 그렇다고 <살인의 추억>이 진중하고 무거운 분위기로만 빼곡히 차 있는 것은 아니다. 영화는 부조리한 시대가 낳은 어처구니없는 풍경들을 송강호를 위시로 해 쓰디 쓴 웃음을 쉴 새 없이 유발시킨다.

감독 봉준호가 무대 인사 때 영화에 대해 부끄러움도 후회도 없다고 자부했던 것만큼 <살인의 추억>은, 분명 수많은 관객들에게 쉽사리 지울 수도 잊혀질 수도 없는 추억을 오는 4월 25일부터 던져 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날 시사회장에서 반가웠던 인물은 극중에서 형사 반장으로 출연한 변희봉 선생이었다. 그는 자신이 맡았던 배역 중에서 이번 역이 가장 젊고 활기찬 캐릭터였다며 더할 나위 없이 유쾌한 모습을 선보여 시사회장을 찾아 온 많은 이들로부터 뜨거운 환호를 이끌어냈다. 물론, 자신이 처음으로 베드 신을 찍었으니 기대해달고 한 송강호의 프로포즈도 매우 인상적이었지만 말이다.

Q: 각자 맡은 역할을 말해 달라
송강호: 지역 토박이 형사인 박두만 역을 맡았다. 논리적이기보다는 육감적이고 본능적인 형사다
김상경: 서울에서 파견 나온 서태윤이다. 사건 서류파일을 중요시 여기는 형사다.

Q: 시사회를 마친 느낌은 어떠한가
봉준호(감독); 2년 반 동안 준비해왔다. 그래서 떨리고 두렵다. 제작발표회 때 피해자들 가족들이 봐도 부끄럽지 않은 작품을 만들고 싶다고 했는데...어떻게 봤을지 모르겠다.

Q: 이번 캐릭터를 위해서 준비한 게 있다면
송강호: 준비한 거 없다(농담). 현실감 있는 형사 역을 창출하기 위해 수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뭐, 특별히 어느 모델을 기준으로 삼지는 않았다.

Q: 연기 호흡은 어땠나?
송강호: 너무 재미있었다. 처음 만나는 신이 한 번에 갈 정도로 분위기 아주 좋았다.
김상경: 그 장면이 한 번에 맞을 수 있었던 건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사고가 날 수도 있었는데.

Q: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송강호: 한 겨울에 비 신과 밤 촬영이 많아 적잖이 고생했다. 또 지역을 선정하는 게 참 어려웠다. 당시의 풍경을 잡아내려고 하다보니 말이다. 전라도 일대를 다 돌아다닌 거 같다.
김상경: 육체적인 면보다는 사건을 끝까지 해결하려는 형사의 심리적인 면, 이걸 표현해내는 데 힘들었다.

Q: 두 배우를 어떻게 캐스팅하게 됐나
봉준호: 송강호는 애초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생각하고 있었다. 김상경은 <생활을 발견>을 본 후 충격을 먹고 홍상수 감독을 통해 섭외하게 됐다.

Q: 제작자로서 어려움은 없었나
차승재: 가볍고 재밌는 영화들이 흥행이 되는 추세라 조금 걱정된다. 물론, <살인의 추억>도 재미있지만 진지한 면이 있기에. 여하튼, 봉준호 감독은 이번 영화가 두 번째 작품임에도 거장의 영화를 찍었다고 생각한다.

취재: 서대원
촬영: 이기성

3 )
khlee9
잘 봤어요   
2010-05-03 19:46
moviepan
언론   
2010-03-07 14:51
theone777
잘봤습니다   
2007-08-29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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