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만 압박이냐? 연애도 압박이다. ‘찍은 넘 내 거 만들기’라는 짧고 굵은 문장으로 요약되는 ‘초강력 찐드기 압박 프로젝트’ <오! 해피데이>가 4월 1일 오후 2시 종로에 위치한 서울극장에서 첫 언론시사회를 가졌다. 핑크색 니트와 청바지 차림의 장나라는 우리가 TV화면에서 익히 보아오던 앳된 미소 그대로고, 그간 화면에서 접했던 댄디한 느낌보다 훨씬 스타일리시한 모습을 보여준 박정철이 등장했을 때 여성팬들은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 극중에서 장나라의 부친과 모친으로 각각 분한 장항선, 김해숙과 ‘욕쟁이 할머니’ 연기로 객석을 웃음의 도가니로 몰아간 김수미는 잔뼈 굵은 연기자다운 무게를 과시했다.
완성된 필름을 처음으로 확인하는 자리라선지 연기자들의 얼굴에는 기대와 긴장감이 함께 교차되는 분위기. <오! 해피데이>가 데뷔작인 윤학열 감독 그리고 배우들의 인사말과 상영 후 오고 간 질문과 답변들을 정리해 소개한다.
Q: 영화에 대한 짧은 소견 한 마디씩
윤학열 감독 : 첫 작품이니만큼 아무래도 부족한 점이 많다. 앞으로 더욱 발전하는 모습 기대해 주시기 바란다.
김수미 : 윤학열 감독이 들꽃 한 다발과 자필로 쓴 편지로 출연을 부탁했다. 그것에 감동해 출연했다. 우울한 시대에 따뜻하게 웃을 수 있는 작품을 보여드리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
박정철 : 훌륭하신 선배님들과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이 영광이다. 스스로도 정말 재미있게 찍었다. 허술한 점이 보여도 인간적인 미덕이려니 하고(웃음) 잘 봐주시길 부탁드린다.
장나라 : TV에서만 보던 대연기자분들과 함께 연기할 수 있어 꿈만 같았다.
장항선 : 오미자처럼 여러 가지 맛을 낼 수 있는 작품이다. 찍을 때도 즐거웠지만 오늘 영화를 보면서도 행복했다.
김해숙 : 사실 찍으면서 이렇게 감동적일 줄은 몰랐다. 슬프면서도 아름다운 사랑얘기다. 너무 재미있게 찍었고, 개인적으로는 이 영화로 신인상을 수상하고 싶을 만큼 기대가 크다(웃음).
Q: 자신이 맡은 역할에 대한 설명을 부탁한다
박정철 : 개인적으로는 그간의 이미지에서 탈피해 변신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요컨대 이 영화 전에 내가 성형 ‘전’의 상태였다면, 이 영화 출연 후 나는 성형 ‘후’의 모습이다.
장나라 : ‘공희지’는 발랄하면서 엽기적이지만 순수한 사람이다. 남들보다 조금 더 적극적이라고 할까? 나와 아주 똑같은 성격은 아니지만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
김해숙 : ‘공희지’가 악착같은 건 엄마의 영향이 크다. 진짜 엽기적이고 못된 엄마다(웃음).
Q: 장나라에게는 첫 번째 영화 출연이다. 영화에 대한 자평은?
장나라 : 정말 열심히 했다. 추웠던 것 말고는 촬영하는 것 자체가 더없이 즐거웠다. 기억에 남는 건 한강씬. 정말 뼈에 바람이 들어갈 정도로 추웠다.
Q: 감독님께 묻는다. 다른 코믹멜로물과 변별되는 이 영화만의 특징이 있다면?
윤학열 : 남녀의 사랑뿐만이 아니라 가족간에 오고가는 따뜻한 애정을 함께 담고 싶었다. 물론 보는 사람의 평가에 맡겨야겠지만 가족애가 살아있는 영화로 봐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Q: 엔딩(배우들이 함께 노래를 부르는)을 보면 뮤지컬 적인 요소가 많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윤학열 : 짧은 엔딩이지만 15회나 촬영하면서 다듬었다. 특별한 이유? 있다. 장차 나의 최종적인 목표가 뮤지컬 코미디를 찍는 것이기 때문에(웃음). <물랑루즈>나 <시카고>를 뛰어 넘는 한국형 뮤지컬을 만들 것이다.
Q: 배우들이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장면은?
장나라 : 희지와 엄마의 격투 씬과 김수미 선생님이 욕쟁이 할머니로 출연하신 장면을 추천하고 싶다.
박정철 : 극중 현준이 희지에게 노래를 불러주는 장면. 멋지게 잘 불러보고 싶었지만, 감미로운 노래를 부르면서 최대한 싫은 표정을 하는 건 꽤 힘든 일이라는 걸 알았다.
Q: 박정철과 장나라에게 묻는다. 함께 연기해 보니 어땠나?
장나라: 보기엔 분위기있고 근엄해보이지만 정철오빠는 정말 애교만점인 사람이다. (박정철 쑥스러운 듯 웃음) 나도 누구 못지 않게 애교가 많은 편이라 서로 더없이 편하고 재미있게 촬영했다.
압박축구를 무색케 하는 압박연애 보고서 <오! 해피데이>는 올 4월 18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