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TL 소녀 임은경과 장선우 감독이 만난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은 베를린국제영화제의 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됐다. 100억원에 달하는 순수제작비와 독특한 소재로 큰 화제를 모았으나 지난 9월 개봉해 철저하게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외면당하며 국내 흥행에서는 참패했다. 다행스럽게도 해외의 관심이 높아 해외 진출에 기대를 걸고 있으니 베를린 영화제 역시 좋은 기회가 될 듯하다.
변영주 감독의 <밀애>는 베를린영화제 포럼 부문에 출품된다. 최근 여성관객영화상까지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밀애> 역시 다큐멘터리 <낮은 목소리>를 만든 변영주 감독의 연출작으로 화제가 되었으나 흥행에서는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그러나 여성감독답게 불륜을 통해 여성의 심리를 섬세하고 내밀하게 묘사해내며 좋은 평가를 받았다.
신씨네가 제작하는 홍기선 감독의 <선택>은 베를린국제영화제로부터 특혜를 받은 경우. 베를린영화제 경쟁부문에 출품되는 <선택>은 제출기한을 원래 후보작 제출 마감일(11월 8일)보다 늦은 12월 15일까지로 특별히 연장받았다. 이는 신임 영화제 집행위원장 디에터 코슬릭이 <선택>에 깊은 관심을 가짐으로 가능했던 일. <선택>은 1951년 인민군의 신분으로 유엔군에 체포돼 45년 동안(이 수감기간은 기네스북에도 올라있다) 비전향 장기수로 살다가 2000년 북으로 이송된 김선명씨의 실화를 다루고 있다.
한국영화의 양적, 질적 향성을 위해 노력하는 영화인들의 노고 덕분인지 최근 한국영화에 대한 해외의 러브콜이 잦아지고 있으니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내년 2월의 베를린, 그곳에서 새로운 관객들을 만나게 될 한국영화들에게도 건투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