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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기억을 빵에 실어 드립니다
마들렌 기자시사회 | 2002년 12월 18일 수요일 | 컨텐츠 기획팀 이메일

혹 기억들 하시는지? ‘한국형 블록버스터’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던 영화가 <퇴마록>이였다는 사실을. 영화는 벌써 4년이 지났다. 따라서 <퇴마록>의 감독이 누구였는지 ‘마들렌’ 빵을 먹기 전에는 많은 사람들이 알쏭달쏭해할 것이다.

마들렌이란 조가비 모양의 미니컵 케이크 빵이다. 영화 <마들렌>에선 주인공이 마들렌 빵을 먹고 나서 그간 잊고 있던 오래 전 추억들을 하나 둘 기억하기 시작한다. 이젠 마들렌 빵을 드셨으니 기억나셨을 거다. 그렇다, <마들렌>의 감독은 바로 박광춘이다.

4년 만에 메가폰은 잡은 박광춘 감독의 <마들렌>은 주어와 서술어 사이에 수많은 수식어가 늘 자리하고 있는 배우 조인성과 신민아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그들과 함께 영화의 한켠을 옹골차게 차지하고 있는 이들은 쥬얼리의 박정아, <화산고>의 김수로, 중견배우 이미영 등이다.

영화는 갓 구워낸 빵처럼 풋풋하기 그지없는, 하지만 너무나도 닮은 구석이 없는, 한 남자와 한 여자의 한 달간 계약?연애를 그리고 있다. 하지만 사랑을 다룬 기존의 한국영화와 <마들렌>은 어긋나는 점이 많다. 영화는 야하지도 진부하지도 자극적이지도 일탈적이지도 않다. 대신 영화는, 마들렌이라는 빵의 맛과 같은 은은한 향기, 따뜻함, 부드러움으로 가득 차 있다. 이러한 향취는 당신의 입안을 스쳐, 잊혀졌던 사랑의 기억을 나지막이 건드릴 것이다.

기자시사회장은 입추의 여지가 없다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북새통이었다. 많은 인파 속에서 어렵사리 자리를 찾은 후 안도의 한숨을 쉬며 영화상영를 기다렸지만, 배우들의 바쁜 일정 탓으로 무대인사는 다소 지연됐고 자연스레 영화 트는 시간 또한 늦어졌다. 얼마 후 영화의 감독인 박광춘과 배우인 조인성, 신민아, 김수로가 드디어 등장했다. 조인성은 TV드라마 때문인지 머리가 거의 스포츠 스타일이였고, 신민아는 앳돼 보이는 자신의 외모(생물학적 나이로 쳐도 그녀는 아직 어린 편이다)를 의식해서인지 조금은 짙은 화장을 한 듯 보였다. 우리의 김수로는 머리에 갑작스런 땜빵이라도 생긴 듯 두터운 군고구마 모자를 쓴 채 무대에 올랐다.

감독은 <마들렌>를 자극적이지 않은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라 소개하며, 한국영화를 이끌어 갈 두 신인배우를 특히 주목해달라고 주문했다. 마냥 싱글벙글인 조인성은 TV 탤런트 조인성이 아닌 영화배우 조인성으로서 인사를 드린다고 하며, 모든 한국영화가 잘 됐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피력했다. 이어, 중국 여배우가 연상될 만큼 조금은 이국적 이미지를 지닌 신민아가 <마들렌>를 통해 영화와 사랑의 매력을 느꼈다고 짧게 말했다. 시종일관 씩씩한 모습으로 일관한 김수로는 자신의 역할을 양념에 비유하며, 개봉일인 1월 10일을 기대하라고 호언장담했다. 시사회장에는 이들 배우 말고도 박경림이 몸소 왕림해 수많은 사진기자들의 고된 노동에 박차를 가했다.

무엇보다 이번 시사회가 눈에 띄었던 점은, 영화 홍보를 위해 따끈따끈한 마들렌 빵을 곳곳에 먹게끔 놔두어다는 사실. 그럼으로써 영화는 허기에 지친 기자들로부터 감복스러운 찬사를 받았다.

Q: 영화를 본 소감
김수로: 오늘 처음 봤다. 일단, 영화의 분위기나 색상 등이 기존의 한국영화와는 달라서 무척 좋았다. 그리고 영화의 모든 것을 잘 받쳐준 스텝들에게 감사하다.
조인성: 전에 봤던 편집본과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 다행히도 우려했던 부분이 너무나도 잘 나와 마음에 든다.
신민아: 영화의 주인공인 내 자신이 소감을 말한다는 게 좀 그렇다. 굳이 얘기하자면. 영화가 너무 이쁘게 나와 만족한다.
박광춘(감독): 늘 아쉽다. 혹, 내 영화가 한국영화에 누가 되지 않았을까 걱정된다.

Q: 촬영 중 기억에 남는 일이 있었다면?
조인성: 특별한 에피소드는 없었다. 또 잔잔한 영화라 사고를 당해 다치는 경우도 없었고. 다만, 비 오는 장면이 많아 비 때문에 고생했다.
신진아: 이하동문이다. 비 맞는 게 힘들었다.
김수로: 오토바이 타는 장면에서 예전 짱개 배달부 생각이(김상진의 <주유소 습격작전>) 절실하게 났다.

Q: 신민아씨와 연기호흡은 잘 맞았는지.
조인성: 4년 전부터 잘 알고 있던 터라 큰 문제는 없었다. 오히려 너무 친한 것이 흠으로 작용했다. 처음 만난 설렘의 표현을 연기해야 했기에.

Q: 키스신은 어떠했나?
조인성: 역시나 호흡이 잘 맞았다.

Q: 관객들에게 영화가 어떻게 받아들여지기를 원하는지
감독: 세상이 너무나도 자극적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따뜻한 영화로 느껴주시길 바랄 뿐이다. 덧붙여 <마들렌>을 통해 새로운 것을 만족스럽게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기술적인 제한이나 제반 여건의 문제로 인해 그러지 못한 점.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

Q: 김수로씨는 영화상 네 번의 장면에서만 나오는데 불만은 없는지.
김수로: 네 번만 등장할 것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기에 전혀 서운하지 않다.(그는 정말 서운하지 않게 얘기했다.)

Q: 신민아씨는 개인적으로 낙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신민아: 낙태는 절대로 안 할 거고, 우선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행동할 것이다.

Q: 무대인사 때 영화배우로서 인사를 드린다고 했는데, 앞으로는 영화에만 전력할 것인가?
조인성: 이제 내 나이 스물 둘이다. 영화만 고집하기에는 좀 이르다. 일단, 이것저것 경험해보고 영화는 20대 후반 즈음부터 매진할 생각이다. 물론, 내가 죽은 뒤 탤런트로서보다는 영화배우로서 대중들에게 기억되길 원한다.

Q: 마지막으로 영화를 보러 올 관객에게 하고 싶은 말은.

조인성: <마들렌>은 따뜻한 영화이고, 기존의 장르를 파괴한 멜로물이다. 나름대로 즐겨줬으면 좋겠다.
신민아: 내가 알고 있는 표현들로는 설명하기 힘든 영화다. 편안한 마음으로 이런 사랑도 있구나, 하고 한번 생각해주시면 좋겠다.
김수로: 과장과 거짓이 없는 영화다. 다만, 진실되고 감성적인 영화일 뿐이다. 또 음악이 정말이지 끝내주는 영화이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기자회견은 김수로의 ‘마들렌 파이팅!’이라는 힘찬 선동 구호와 함께 마무리 됐다.

취재:서 대원
촬영;오 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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