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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세어라! 철의 여인들
아이언 레이디 | 2002년 10월 22일 화요일 | 이메일

‘태국’하면 생각나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관광의 나라. 그리고 이제는 세계적인 관광상품이 되어버린 화려한 게이들의 쇼. 유난히도 게이와 트랜스젠더들이 많은 나라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게이쇼는 태국의 대표적인 관광상품이다. 특히 가장 잘 알려진 파타야의 알카자쇼는 태국 관광의 필수코스라고까지 일컬어질 정도. 이런 태국의 문화적인 특성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한 편의 영화가 우리를 찾아왔다.

<아이언 레이디>는 <방콕 데인져러스>와 <잔다라> 이후로 우리에게 소개되는 또 하나의 인상적인 태국 영화이다. 게이들이 모여 만든 배구단 ‘아이언 레이디’에 대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기에 더욱 신선하게 느껴지는 <아이언 레이디>. 과연 어떤 숙녀들일까?

게이라는 이유로 배구 선수 선발에 밀려난 단짝친구 쭝과 몽은 레즈비언인 코치 비가 새로 취임한 지역 배구팀에 선수로 선발된다. 그러나, 꽃미남 차이를 제외한 다른 선수들이 게이와 같이 뛸 수 없다며 팀을 탈퇴해버리고 결국 그들은 팀을 재구성한다. 트렌스젠더 피아, 씩씩한 군인이지만 게이인 농, 게이라는 사실을 부모에게 밝히지 못해 여자와 결혼해야 하는 윗. 이들은 힘을 모아 막강 파워 배구팀 ‘아이언 레이디’를 결성하고 온갖 화제를 모으며 본선에까지 진출한다. 그러나, 그들은 팀을 어떻게 해서든 탈락시키려고 하는 보수적인 대회조직위의 거센 반대를 부딪히게 되고 설상가상으로 팀의 내분까지 일어나게 된다. 과연 ‘아이언 레이디’는 모든 편견을 물리치고 우승컵을 따낼 수 있을까?

배꼽잡는 코미디 영화 <아이언 레이디>는 끊이지 않는 웃음 뒤에서 태국에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는 게이와 트랜스젠더에 대한 편견을 날카롭게 꼬집고 있다. 게이나 트랜스젠더 하면 떠오르는 나라, 태국이지만 트랜스젠더나 레즈비언, 게이는 '카투이'로 불리며 부도덕한 사람으로 비하된다고 하니 이이러니하다. 그러나 이 태국에서 2000년 개봉 당시 <타이타닉>을 제치고 태국영화사상 역대 극장수입 2위를 기록하면서 기록적인 흥행성적을 보여주었고, 베를린 영화제에서는 '테디베이상'을 수상했다. 이쯤 되면 이 영화가 그냥 웃자고 만든 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누구보다도 마음이 약하고 상처받기 쉬운 쭝은 어떤 멸시와 조롱을 받아도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는다. 트랜스젠더 피아(영화출연 배우 중 유일하게 실제 게이인 인물이다.)는 진짜 여자보다도 아름답고 여성스럽다. 사랑하는 남자와 헤어진 피아의 눈물은 게이의 권리를 주장하는 수백 마디의 연설보다 더 효과적으로 관객의 마음을 움직인다. 남과 다른 성(性) 정체성을 가졌다는 이유로 늘 조롱의 대상이 되고 상처받는 아이언 레이디 팀원들은 누구보다 강한 ‘철의 여인들’라는 이름과 대비되는 사회적 약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아이언 레이디>는 사회에서 소외된 계층, 특히 게이들의 아픔을 그들의 웃음을 통해 더욱 아프고 진솔하게, 그렇지만 어둡지 않게 그려내며 게이를 ‘게이’라고 트렌스젠더를 ‘트렌스젠더’라는 다른 성별로 인식하는 것 자체가 편견일수 도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물론, 게이들이 만나는 남자들마다 호감을 나타내고 추파를 던지는 장면들은 게이들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을 드러내는 듯하며 여성성이 왜곡된다는 점에서 개운하지는 않다.

그러나, 이런 메시지만으로 영화가 무게가 부담스럽지는 않다. 눈을 뗄 수 없는 배구시합 장면 역시 <아이언 레이디>의 묘미이니, <소림축구>를 방불케 하는 네트 회오리(?)는 그야말로 압권이다. 이 밖에도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는 영화의 모델이 된 실제 인물들을 보여주는 등 소소한 즐거움까지 빼놓지 않고 서비스한다. 최근 쏟아지고 있는 동성애에 관한 많은 영화들 중에서 단연코 가장 유쾌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영화이지만 인지도가 낮은 태국 영화라는 점이 아쉽다.

2 )
ejin4rang
철의여인 화이팅   
2008-10-16 15:41
kangwondo77
리뷰 잘 봤어요..좋은 글 감사해요..   
2007-04-27 16:0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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