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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조실의 ‘괴물’ 사토 지로가 남긴 기묘한 여운 (오락성 7 작품성 6)
폭탄 | 2026년 3월 19일 목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감독: 나가이 아키라
배우: 사토 지로, 야마다 유키, 소메타니 쇼타, 와타베 아츠로, 이토 사이리
장르: 스릴러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137분
개봉: 3월 18일

간단평
경범죄로 연행된 중년의 취객 ‘스즈키’(사토 지로). 조사 도중 그가 뱉은 무심한 한마디는 한 시간 뒤 도쿄 도심을 뒤흔든 실제 폭발로 이어진다. 순식간에 테러 용의자가 된 그는 경시청 수사 1과의 수사 대상이 되고, 밀실 같은 취조실에 앉은 스즈키는 ‘아홉 개의 꼬리’라는 기이한 게임을 제안하며 수사관들을 압박하기 시작한다.

사라진 아버지를 찾아 나선 어린 딸이 맞닥뜨린 끔찍한 진실을 그린 영화 <실종>(2021)에서 사토 지로는 소름 끼치는 얼굴로 관객에게 큰 충격을 안긴 바 있다. 이번 <폭탄>에서 보여주는 그의 연기 역시 명불허전, 전율 그 이상이다. <실종> 때와 유사하게 작품 전반에 불편하고 찜찜한 정서를 드리운다. 그가 연기한 스즈키는 광기와 뒤틀린 욕망, 어리숙함과 천진난만함 등 이질적인 속성을 한 몸에 집약한 결정체다. 그는 ‘촉’이나 ‘최면’ 같은 비논리적인 영역을 방패 삼아 수사관들을 우롱하고, 법의 허점을 교묘하게 파고들며 심리전의 판을 흔든다. 특히 장면마다 얼굴을 갈아 끼우듯 변모하는 표정과 억양, 말하는 속도의 변주로 시선을 꽉 붙잡는다. 장담하건대 영화가 끝난 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사토 지로가 남긴 이 다채롭고도 기묘한 흔적들일 것이다.

재일교포 3세인 오승호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테이블을 사이에 둔 수사관과 용의자의 공방으로 초반 몰입도를 높인다. 테러 사건의 실마리를 추적하는 추리 요소가 흥미롭지만, 진행될수록 스즈키라는 괴물에 무게추가 과하게 기운 인상이다. 그가 수사관을 압도하며 폭주할 때 상대가 그 에너지를 온전히 받아내지 못하는 장면이 거듭되면서 팽팽해야 할 대결구도가 다소 느슨해진다. 사건 이면의 진실이 밝혀진 이후에도 스즈키라는 인물의 내면이 끝내 명확하게 포착되지 않는 부분 역시 약간의 허무함을 남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닝타임 내내 밀어붙이는 힘은 확실히 살아 있는 스릴러다. 더불어 시종일관 스즈키가 수사관 ‘루이케’(야마다 유키)를 몰아붙이는 과정은 인간의 어두운 민낯과 추악한 본성을 집요하게 상기시킨다. 끊임없이 관객의 불편함을 자극하며 인간의 본질을 질문하게 만든다.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2016), <캐릭터>(2021) 등을 통해 장르를 확장해 온 나가이 아키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인간의 심연을 스크린 위에 적나라하게 펼쳐 보인다. 지난 3월 13일 열린 제49회 일본 아카데미 영화상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등 12개 부문 우수상을 휩쓸며 최다 수상작이 됐다. 사토 지로는 최우수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며 자신의 가치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2026년 3월 19일 목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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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에서 사토 지로의 연기가 인상 깊었다면 + 꽤 흥미로운 스릴러
-다 보고 나면 ‘그래서, 뭐?’ 이런 생각이 들지도 + 스즈키의 정체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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