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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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조영준
배우: 조여정, 정성일, 김태한
장르: 드라마, 스릴러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시간: 107분
개봉: 9월 5일
간단평
베테랑 기자 ‘백선주’(조여정)는 회사 내 불안한 입지 탓에 특종이 절실하다. 그런 그에게 자신이 연쇄 살인범이라고 주장하는 남자(정성일)가 인터뷰를 제안한다. 인터뷰를 수락하면, 또 다른 살인을 막을 수 있다는 남자의 설득에 선주는 고민 끝에 호텔 스위트룸에서 마주 앉는다. 그러나 인터뷰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한다.
영화 <내가 살인범이다>(2012)가 보여줬듯, 살인범의 자백 뒤에는 늘 복잡한 사연이 숨어 있다. <살인자 리포트> 역시 이 호기심을 추동력 삼아 출발한다. 하지만 영화는 초반부터 남자의 정체와 살인의 동기를 드러내면서 긴장감을 스스로 소모한다. 이후 중심축은 오히려 선주를 둘러싼 숨겨진 진실로 옮겨가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굳이’라는 물음표가 뒤따르며 종내에는 납득 없이 마무리된다. 특히 “치료를 목적으로 한 살인”이라는 정신과 의사 남자의 주장은 자기 합리화 이상의 설득력을 얻지 못한다. 정의도, 문제의식도 부여되지 않은 채 살인 행위가 가볍게 소비되는 듯한 인상을 남긴다. ‘연쇄 살인’이라는 소재가 지닌 무게감에 비해, 장르적 쾌감이나 사회적 환기 모두 아쉬운 지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강점은 있다. 제한된 공간에서 맞붙는 두 인물의 심리전은 한 편의 연극 무대를 보는 듯 몰입력은 나쁘지 않다. 불안함을 온몸으로 드러내는 조여정과, 젠틀하면서도 차갑게 밀고 나가는 정성일의 호연은 작품을 끝까지 붙잡아두는 힘이다. 아들과 이별을 준비하는 엄마의 이야기 <채비>와 시한부 뮤직 로맨스 <태양의 노래>를 선보인 조영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2025년 9월 5일 금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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