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가 묻는다. "몇 살예요?"
남자가 대답한다. "서른."
여자가, "황혼이 보이는 나이네요."
다시 남자가, "배고파."
여자가, "아무 것도 하지 말자. 이대로 아무 것도 하지 말고 있자."
남자가, "섹스만."
1997년 첫 촬영을 시작으로 제작당시부터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화제작 <둘 하나 섹스>가 드디어 오는 9월 19일 개봉을 결정했다. 지난해 등급보류 위헌 결정을 이끄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던 <둘 하나 섹스>는 이지상 감독이 연출한 장편영화로 일반 상영관에서의 개봉을 위해 성기 클로즈업 장면 등 9분 가량을 재편집하고 재녹음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1998년 제3회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 부문 출품, 1999년 독립영화 축제 한마당 인디포럼 99 상영, 1999년 제35회 이탈리아 페사로 영화제 뉴씨네마 부문 초청, 2000년 제23회 스웨덴 괴테보르 영화제 초청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둘 하나 섹스>는 99년 9월과 12월에 연거푸 등급보류 판정을 받으며 개봉 자체가 불투명한 작품으로 분류되곤 했다.
이지상 감독이 존경해 마지않던 시인 김수영에게 바치는 영화 <둘 하나 섹스>는 김수영의 시세계를 '죽음'의 이미지로 보고, 섹스를 통해 죽음에 이르는 인물들을 그린 작품으로 원래 제목은 <김수영-섹스>. 김수영 시인의 시세계를 음미할 수 있을 지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