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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것도 용기, 남는 것도 용기 (오락성 6 작품성 6)
한국이 싫어서 | 2024년 8월 28일 수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감독: 장건재
배우: 고아성, 주종혁, 김우겸, 김뜻돌, 이현송
장르: 드라마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시간: 107분
개봉: 8월 28일

간단평
20대 후반 직장인 ‘계나’(고아성)는 인천에서 강남까지 출퇴근하느라 하루하루가 고단하다. 와중에, 회사 상사는 편법을 쓰지 않는다고 융통성이 없다고 나무란다. 계나는 스스로가 아프리카 초원을 가늘고 긴 다리로 뛰어다니는 톰슨가젤 같다. 사자를 만나 도망친다고 도망치지만, 먹이감이 되고 마는 초식 동물. 생각할수록 한국에서 살기에 경쟁력이 떨어지는 자신이다.

장강명 작가가 쓴 동명의 베스트셀러가 원작인 영화 <한국이 싫어서>는 누구나 한 번쯤 꿈꾸었을 삶의 터전을 옮기는 걸 실행에 옮긴 ‘계나’ 이야기다. 직장에서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고, 가족들은 몇 년만 참으면 보일러가 고장 난 비좁은 집을 벗어나 새 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다. 유복한 가정에서 반듯하게 자란 남친은 취업을 앞두고 결혼 얘기를 꺼낸다. 힘들었던 시기는 어느 정도 지나갔고, 그간에 성실히 살아온 노력의 결실이 손에 잡힐 것 같은 무렵 계나는 가족과 연인을 뒤로하고 과감한 선택을 감행한다. 계나의 선택에 공감하는 사람도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 터다.

<한여름의 판타지아> (2014), <5시부터 7시까지의 주희>(2022)로 평단으로부터 호평받은 장건재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은 <한국이 싫어서>는 관객에게 어떤 물음을 던지는 듯하다. 연령, 성별, 지위, 국적과 무관하게 현생을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모두에게 해당하는 질문이다. ‘나는 어디에 서 있고, 어디로 가는가’ 와 같은. 목표를 확실하게 잡고 정진하는 이들도, 또 일순 방향을 잃고 헤매는 이들도 어느 순간은 잠시 멈추고 자기 점검을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 순간 이 영화는 상당히 유효하고 의미있게 다가가지 않을까 한다. 장 감독은 한국은 지옥, 뉴질랜드는 천국 같은 이분법적인 시선을 지양하며, 떠나는 사람도 남는 사람도 저마다의 동인에 의해 용기 있는 선택을 한 이들이라고 말하는 듯하다. ‘계나’의 시선으로 진행되는 이야기인데, 계나로 분해 처음부터 끝까지 거의 홀로 극을 책임진 고아성의 연기가 잔상을 남긴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2023) 개막작이다.


2024년 8월 28일 수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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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방향이나 목표가 혼란스러운 시기라면, 영화 보면서 자기점검의 시간을 갖는 것도
-공감대는 넓지만, 깊이는 얕은 인상 + 평소 ‘떠난다고 해결될까’라는 생각이 강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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