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이금용 기자]
배우: 이자벨 위페르, 이혜영, 권해효, 조윤희, 하성국, 김승윤
장르: 드라마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시간: 90분
개봉: 4월 24일
간단평
무얼 찾아 머나먼 한국까지 온 건지, 과거의 삶은 어땠는지 그 무엇도 알려주지 않는 비밀투성이의 여자 ‘이리스’(이자벨 위페르). 남자친구 ‘인국’(하성국)이 ‘이리스’에 대해 아는 것이라곤 프랑스에서 왔으며 공원에서 피리를 불거나 돌 위에 누워있거나 맨발로 땅을 거니는 걸 즐긴다는 것뿐. ‘인국’의 자취방에 얹혀 살던 ‘이리스’는 ‘인국’의 권유로 프랑스어를 가르치게 된다.
<여행자의 필요>는 늘 그렇듯 ‘홍상수’라는 인장이 깊게 박힌 작품이다. 일상적인 대화, 잘게 곱씹어봐야 음미할 수 있는 유머와 철학부터 갑작스러운 줌인과 제한적인 장소에서 비롯된 한정된 동선까지 전작들에서부터 이어진 감독의 시그니처들이 면면이 스며들어 있다. 어느새 홍상수 사단의 일원으로 자리매김한 이혜영과 권해효, 조윤희, 하성국, 그리고 극의 주축인 이자벨 위페르까지 익숙한 얼굴들도 반갑다.
?이번 작품이 전작들과 차별화되는 포인트는 기묘한 사랑스러움이다. 막걸리에 진심이고 시를 사랑하며 도인 같은 삶을 사는 프랑스 여자 ‘이리스’, 그리고 그를 연기한 이자벨 위페르의 독특함과 러블리함이 늘 비슷한 결의 홍상수 감독의 영화 안에서 신선함으로 다가온다. 천편일률적인 삶과 가치관을 공유하는 한국인 캐릭터들과 딴판이기에 ‘이리스’의 엉뚱함은 더 두드러진다. 반면에 누구보다 한국 문화를 깊게 사유하는 ‘이리스’가 철저한 이방인으로 보이는 것 또한 같은 맥락에서다. 보는 이에 따라 다채로운 해석이 가능하겠다. 홍상수 감독의 31번째 장편 영화이자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 수상작으로 감독 본인이 제작, 연출, 각본, 촬영, 편집, 음악 등 전 과정을 도맡았다.
2024년 4월 23일 화요일 | 글_이금용 기자(geumyong@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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