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이금용 기자]
배우: 유리 보르소프, 티모페이 트리분체프, 알렉산더 야센코
장르: 드라마, 스릴러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126분
개봉: 8월 23일
간단평
2차 세계대전 직전 스탈린 공포정치 시대, ‘볼코노고프’(유리 보리소프) 대위는 수십만 명의 인명을 앗아간 비밀경찰 조직 NKVD에 몸 담고 있다. 그는 조직원들에게 행해지는 심문을 이상하게 여기던 중 상사의 죽음을 목격하고 자신의 차례가 머지 않았음을 직감한다. 그렇게 기밀문서를 들고 탈출을 감행한 ‘볼코노고프’는 무고하게 처형 당한 피해자들의 유가족을 찾아 용서를 구하기 시작한다.
제78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볼코노고프 대위 탈출하다>는 약 10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스탈린 피의 대숙청'을 소재로 삼아 비인간적인 시스템을 상대로 투쟁하는 개인의 도덕적 책임과 내적 혼란을 보여준다. ‘볼코노고프’가 행하는 속죄의 여정은 거창한 대의를 위해 시작하지 않았고, 순탄하지도 않다. 유족들은 그를 믿지도, 용서하지도 않을 뿐더러 고발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볼코노고프’ 스스로 진정한 반성과 뉘우침에 이르며 예상치 못한 충격적인 방식으로 용서를 구한다.
2013년 <은밀한 부위> 때부터 10년간 함께 활동해온 나타샤 메르쿨로바, 알렉세이 추포프 감독 듀오가 공동으로 각본과 연출을 맡아 폐허가 된 레닌그라드와 피 말리는 숙청 아래 황폐해진 사람들의 모습을 다큐멘터리에 가까울 정도로 생생하게 담아냈다. 비주얼적으로나 스토리적으로나 전반적으로 우울하고 가라앉은 분위기다. 속도감 있는 전개와 추격 시퀀스에서 폭발적인 긴장감이 유발되긴 하지만 장르적 재미에 치중한 작품은 아니다. 시대적 배경에 대한 지식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는 점도 진입 장벽이 될 수 있겠다. 제74회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대상 수상작 <6번 칸>(2021)으로 국내 관객들에게도 눈도장을 찍은 유리 보리소프가 ‘볼코노고프’ 대위 역을 맡아 강렬한 연기로 극을 이끈다.
[mail:geumyong@movist.com글_이금용 기자(geumyong@movist.com 무비스트)[/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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