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토 : 너도 이 애니메이션이 EQ 애니메이션이라고 느끼니?
라라 : 응... 딱 애들이 보기 좋게 만들어진 영화잖아. 발상 자체가 얼마나 귀엽니? 개구쟁이 삼총사가 엉뚱한 박사님이 만든 물약을 먹고 물고기로 변한다는 점이 너무 앙증맞아 보였어. 캐릭터도 너무 좋았구. 특히 장나라의 목소리로 더빙된 스텔라는 정말정말 꼭 껴안아 주고 싶을 정도였다니까.
토토 : 그 캐릭터들이 귀여웠다구? 솔직히 모든 문제는 아이들의 제멋대로 된 행동 때문에 일어난 해프닝 이었쟎아. 특히 플라이라는 캐릭터 처럼 어른들 말 안듣고 제 멋대로인 애들은 너무 싫어. 그런 애들이 끝끝내 영웅화 되고 결국 자기 때문에 일어난 사건들을 훌륭하게 처리 했다고 영화 중심에 버티고 있는 것도 너무 맘에 안들어. 그 애가 사과하는 거 봤니? 해파리로 변해버린 척을 놀리고, 지 멋대로 끌고 다니잖아. 절대 다른 사람의 기분을 배려하지 않는 주인공이라니... 말도 안돼! 뭐가 EQ 애니메이션이야?
토토 : 허... 참내... 진짜 그렇게 생각해? 영화 중반에 물고기들이 인간의 지능을 일부 가지게 되었을 때 보이는 부분은 필시 막시즘에 대한 은유고 독재자에 대한 비판일 뿐만 아니라 군부에 대한 조롱과 사회의 비판이 그대로 담겨있음을 못느꼈단 말이야? 처음부터 아이들의 시선에서 버릇없고 엉망인 애들을 그렸다면 덜 짜증이 났을텐데, 이건 이도 저도 아니라 어정쩡하게 만들어진 것 같은 느낌을 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나는 아무래도 답답하다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됐어.
라라 : 내가 스텔라에 푹 빠져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그 천진난만하게 바다에 대한 공포나 두려움 없이 현실을 즐기고 기뻐하는 모습은 천진스러운 아이 그 자체라고 생각했어. 그리고 그건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요소라고 생각해. 물론 이 애니메이션이 이성적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얼마나 아기자기하고 행복한 설정들이 많은데. 여튼 악은 무너지고 선은 승리하는 권선징악적인 단순한 결과도 좋고, 또한 가족이 하나되어 기쁨을 느끼고 서로 사과하고 그런 것도 나는 대 만족이었단 말이야.
토토 : 정말이지 너의 의견에 공감할 수가 없어. 마지막에 해마를 유전자 변형시키는 거 봤지? 애들이 원하면 다 들어줘도 되는 거야? 그런 장면 때문에 아이들이 자꾸만 더 자기 중심적으로 칭얼거리게 된다는 생각은 못해본 거야? 우리보다 먼저 영화를 봤던 미미도 내게 이런 소리를 했었는데... 처음엔 네가 재미있을 거라고 해서 반박하기만 했는데, 아냐... 미미의 생각이 옳았던 것 같아.
라라 : 갑자기 왜 미미 얘기야? 너 정말 요즘 이상한 것 같아. 갑자기 기분이 나빠지려고 해. 대체 왜 자꾸 매번 미미를 끌어 들이는 거지? 나 너랑 미미랑 친하게 지내는 것 솔직히 보기 싫단 말이야. 우리 둘이 사귀고 있는 거야! 너랑 미미랑 사귀는 게 아니란 말이야! 그리고, 난 동심으로 돌아가서 영화를 즐기겠다는 데 왜 자꾸 니 의견 쪽으로만 날 끌어 들이려고 하는 건데? 왜 자꾸 나를 무시하려고 하는 건데?
토토 : 자꾸 이럴 바엔 그만 얘기해 귀찮아! 나도 짜증 난다구! 너야 영화라도 재미있게 봤다지만, 난 그것도 아니었어. 내 속 좀 그만 건드려. 말하고 싶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