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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동 대니 엘프만, 보다 여유로워지고 영악해지다.
맨 인 블랙 2 Men in Black II | 2002년 7월 26일 금요일 | 김현수 이메일

▶▶ 전곡 연속듣기 ◀◀

01. Worm Lounge #1 (Worms in Black)
02. Logo
03. Titles
04. Big Jeff
05. Headquarters
06. Chop - Chop
07. Heart Thump
08. Customs
09. Hunting for K
10. J Nabbed - K's Back
11. The Real Story
12. Sleuthing
13. The Defense Begins
14. The Chase
15. The Light
16. The Finale
17. Worm Lounge #2
18. Titles Revisited
19. Tim Blaney as 'Frank the Pug' - I Will Survive
20. Will Smith - Black Suits Comin' (Nod Ya Head)

Directed by : 대니 엘프만

굳이 ‘Men in Black’ 시리즈와 ‘대니 엘프만’ 과의 연결고리를 밝혀내라 한다면… 팔등신의 금발 미남미녀들이 총출동하지 않는 대신 정체불명의 생명체들이 설쳐된다는 점과 주를 이루는 색깔이 영화 제목에서도 명백히 드러나듯이 검정색이라는 것… 정도일것이다. 그나마 제목에서 그리고 설정상 어쩔수없이 두 주인공이 검정색 수트를 입고 나온다는 것 – 분홍색 이브닝 드레스를 입고 나올수는 없을터이고 – 말고는 ‘Black’ 이라는 색체가 지닌 상징성이나 특성이 드러나 있지 않음이다. 분명 윌 스미스와 토미 리 존스, 그리고 (1편과 2편에서의) 배트맨과 가위손 에드워드… 이들 모두의 의상 색깔이 같은 검정이라 할지라도 분명히 다른 검정이라는 점 모두가 동의할만한 사실이다.

팀 버튼 감독의 지인으로서의 대니 엘프만에 열광하는 이들이라면 이러한 그의 더럽혀져만 가는 필모그라피에 분개할런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이러한 행로는 그의 처세술이 극한으로 능통함에 기인한 것이지 결코 변절과는 거리가 먼 것이다. 오히려 그의 작곡 능력은 보다 물익은 그것이며 심지어 우매한 자들을 감동시키기 위한 일종의 사명감에 사로잡혀 있는 듯 까지하다. 여전히 기괴스럽기 그지 없으며 아름다움을 노래하면서도 그 이면에는 뒤통수를 칠만한 비수를 준비중임에는 변함이 없다. 거기에 주류와 비주류를 아우르는 해학미까지 갖추었으니 그가 창조해내지 못할 영화음악 장르가 뭐가 있겠는가!? 거미인간과 두명의 탐탁치 않은 특수요원을 위해 그의 재능을 낭비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면 대니 엘프만의 능력을 굳게 믿을지어다.

전편에 이어 속편의 음악까지 대니 엘프만이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전편과 속편의 OST 에는 많은 변화가 있다. 전편에서의 OST 는 당대의 내놓라 하는 흑인 뮤지션들의 싱글 히트곡 위주의 전형적인 블록버스터 영화의 전례를 충실히 따랐던 반면, 이번 속편에서는 윌 스미스의 곡 ‘Black Suits Comin’ (Nod Ya Head)’ 와 도나 서머의 히트곡을 리메이크한 ‘I Will Survive’ 를 제외한다면 영양가 만점의 오리지널 스코어로만 그득차 있다. – 본디 대니 엘프만의 작업스타일, 즉 오리지널 스코아가 아닌 영역에서는 해당 가수에게 전권을 위임하는 탓에 이들 곡은 한앨범에 수록되어 있다 뿐이지 그 이상의 그 어떤 관련성도 규정짓기 힘들다. - 이러한 변화는 물론이거니와 영화로의 몰입에 있어 보다 용이한 촉매제가 되어준다. [맨 인 블랙 2] OST 에 수록된 대니 엘프만의 18개 오리지널 스코어 역시 그러하다. 아니 오히려 영화가 보여주는 그 이상의 것들을 표현해내고 있다.

대니 엘프만의 전작들과 비교해 크게 다르지 않은 결과물들을 선보이고 있다. 그것이 팀 버튼의 영화이건 배리 소넨필드의 영화이건 간에 그만의 색체가 느껴짐이 대단하다. 충분히 기묘하고 기분이 썩 좋지만은 않은 멜로디와 효과음들로 어우러져 있음은 여전하다. 특히 본 앨범의 가장 커다란 특징이라면 고전 스파이 영화에서나 들어봄직한 사운드가 여기저기 잠복해 있다는 것이다. 지나치게 호흡을 조여오는 급격한 박자의 변화나 음계의 높낮이, 과장된 악기들의 연주 실태들은 흡사 그 분야에서의 대가라 할 수 있는 랄로 쉬프린을 연상케 한다. [화성 침공] 의 ‘Martian Lounge’ 의 연장선상에 있는 듯한 ‘Worm Lounge #1’ 은 ‘Customs’ 와 함께 가장 이국적인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으며, 유일한 사랑노래인 ‘Heart Thump’ 는 그러나 일반적인 연상체계를 무색하게 만들어 버릴만한 트랙이며 장엄한 대서사시를 자기 방식대로 비꼬아 놓은 듯한 ‘The Light’ 까지 대니 엘프만의 능력을 유감없이 들려주고 있다. [가위손] 의 오프닝 때도 들려왔었던, 으시시하기 까지한 백보컬 역시 여기저기 포진해 있어 이것이 누구의 영화음악인가를 상기시켜주고 있다. 또한 이 앨범의 모든 곡들은 충분히 유머러스하기도 하다. 마치 만화 핑크팬더와 브루스 브라더스를 연상시키는 듯한 코믹한 설정은 전체적인 분위기가 지나치게 어느 한쪽으로 치우칠 찰나에 제 실력 발휘를 하고 있다.

[맨 인 블랙 2] 는 속편이라는 핸디캡을 이겨내지 못한 채 실망감을 던져주고 있지만 OST 만큼은 전편보다 한층 내실을 기한 수작임에 틀림없다. 근래 지나치다싶을 정도의 물불안가리는 왕성한 작품활동으로 인해 원망 아닌 원망을 샀던 대니 엘프만이였지만 본 앨범으로 인해 단지 그것이 기우였음을 확인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4 )
mckkw
Nod Ya Head 노래 좋다   
2009-08-20 17:04
ldk209
기발한 상상력....   
2008-07-13 08:19
fatimayes
영화는 잼났당   
2008-05-07 10:58
qsay11tem
들을만 하군요   
2007-07-22 14:4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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