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은 어느 때 보다 뜨겁게 달아 오르고 있다. 월드컵의 폭풍이 지나간 뒤라 조금은 우려 섞인 목소리가 들리기도 했지만, 그 어느 해 보다 활기찬 발걸음들이 부천을 향하고 있다. 영화제가 시작되고 가장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는 사람을 꼽으라면 당연지사 김홍준 집행위원장을 들 수 있겠다. 영화제가 시작되고 그의 얼굴은 어느 때 보다 힘이 넘쳐 보였다. 필자는 김홍준 집행위원장과의 단독 면담에서 몇 가지 멋진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이번 부천 영화제와 지난해를 비교했을 때 제일 먼저 달라진 점을 찾는다면 느낌 자체가 '밝아졌다'라는 것을 꼽을 수 있다. 간단히, 지난해 페스티벌 레이디로 선정되었던 장진영의 강한 이미지가 하지원의 터지는 웃음으로 바뀌면서 보다 환한 느낌으로 변신을 하게 되었다. 이런 의견에 대해 김홍준 집행위원장은 "지금까지 다섯 차례 영화제를 진행하면서 이제는 안정적인 노하우가 생겼으며, 내부적인 시스템이 정착하는 단계에 이르렀다"라고 그 이유를 꼽았다. 뿐만 아니라 대체로 지난해 참여했던 자원봉사자들과 스탭들이 올해에도 영화제 각지에서 활약하고 있어 그만큼 편안한 운영이 가능했고, 때문에 보다 활기찬 영화제를 즐길 수 있도록 배려 할 수 있었다고 한다. 김홍준 집행위원장은 또 말하길 "이도공간, 견귀 같은 작품들을 섭외 하는 것은 정말 힘들었다. 하지만 경험 있는 스탭들의 섭외로 초청할 수 있었다. 지난해 소개된 판타지 영화들이 사실상 그 수가 얼마되지 않아 세계를 다니며 좋은 영화를 찾아온 스탭진들이 고마울 따름이다"라며 스탭들에 대한 애정을 과시했다.
한편 게스트의 수가 늘었지만 소위 일반적인 '스타'의 부재에 대해 김홍준 집행위원장은 "영화제는 자고로 영화를 보고 즐기는 이들을 위한 축제다. 부천 영화제는 스타를 데려오기 보다 영화제를 통해 스타를 만들어가는 영화제가 목표"라고 당당히 말했다. 또한 "일반적인 스타들은 아니지만 이번 부천을 찾은 해외 게스트들은 그 나름대로 영화계에서 저명한 인물들이다. 영화제를 통해 더욱 그들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라고 게스트가 초대된 경위에 대해 솔직하고 담백하게 말했다. 김홍준 감독은 또한 정식으로 수입된 영화들이 영화제에 대거 소개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하는 필자의 질문에 "대부분 부천에 소개되는 작품들은 규모가 작은 영화사들이 수입한 작품들이 많다. 영화제를 통해 좋은 작품들이 더 많이 알려졌으면 하는 마음으로, 속된 말로 밀어주기 하는 마음으로 초청을 하게 되었다"라고 이번 작품 선정이 의도된 것임을 밝혔다.
영화제는 붉은 주단 위로 우아한 자태를 뽐내는 소수 영화인들을 위한 형식적인 모임이 아니다. 영화를 좋아하고 즐기길 희망하는 모두를 위한 축제다. 김홍준 집행위원장은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를 통해 보다 넓고 다양한 영화들을 소개하고 보다 즐거운 영화보기를 지향한다고 했다.
축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부천에서 영화보기에 대한 욕망을 폭죽을 터뜨리듯 발산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많은 이들의 땀과 노력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놀라운 부천의 축제에 더 많은 이들이 동참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