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이금용 기자]
배우: 카티아 파스칼리우, 클라우디아 이레미아, 올림피아 말라이, 니코딤 웅그레아누
장르: 드라마, 코미디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시간: 106분
개봉: 7월 28일
간단평
남편과 합의하에 찍은 섹스 비디오가 유출된 사실을 뒤늦게 발견한 교사 ‘에미’(카티아 파스칼리우). 학생들 사이에서 비디오가 퍼지고 이를 알게 된 동료 교사들과 학부모들이 ‘에미’를 해임하기 위해 긴급회의를 소집한다. 심판대에 서서 온갖 조롱과 모욕을 당하던 ‘에미’는 결국 분노를 터뜨리는데.
루마니아 출신의 라두 주데 감독은 첫 장편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소녀>(2009)로 제59회 베를린영화제 국제예술영화관연맹상을, <아페림!>(2015)으로 제65회 베를린영화제 은곰상을 거머쥐며 일찌감치 작품성과 연출력을 인정 받았다. 라두 주데 감독의 신작이자 제71회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 수상작인 <배드 럭 뱅잉>은 극장 개봉에 앞서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국내 관객에게 소개됐다. 극장판에선 감독의 ‘자가 검열’ 딱지가 붙여졌으나 영화제 상영 당시 극중 삽입된 파격적인 포르노 영상을 모자이크 없이 공개해 영화제를 떠들썩하게 만든 바 있다. 주데 감독의 파격적인 행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3부로 구성된 영화는 파시즘과 나치즘의 역사, 독재 권력, 여성 혐오, 인종차별 등 팬데믹이 장기화되면서 심각해진 루마니아의 사회문제를 극영화와 몽타주 형식의 비디오 에세이를 오가며 독특하게 풀어낸다. 1부 ‘일방통행’과 3부 ‘실천과 빈정거림’에선 해고 위기에 놓인 ‘에미’의 이야기를 다룬다. 흐름은 이어지지만 톤앤매너는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1부가 ‘에미’의 하루를 따라가며 루마니아 사람들의 일상을 차분하게 담아낸다면 3부는 ‘에미’를 향한 원색적인 비난이 난무하는 B급 블랙 코미디다. 이 둘을 가르는 2부 ‘일화, 기호, 경이에 관한 소사전’은 종교, 군대, 섹스 등 70여 개의 단어를 푸티지 영상과 함께 새롭게 정의하며 현재 루마니아 내에 팽배한 위선과 허영, 폭력을 비판한다. 루마니아의 역사에 대해 배경지식이 없는 관객에겐 다소 불친절한 설명과 과격하고 실험적인 연출 방식에서 호오가 크게 갈릴 수 있으나 감독의 날카로운 통찰력과 이를 풀어내는 방식의 신선함에 있어선 독보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2022년 7월 27일 수요일 | 글_이금용 기자(geumyong@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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