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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통해 뿌리를 탐구하는 (오락성 7 작품성 8)
애프터 양 | 2022년 5월 30일 월요일 | 이금용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이금용 기자]
감독: 코고나다
배우: 콜린 파렐, 조다 터너 스미스, 저스틴 H. 민, 말레아 엠마 찬드로위 자야
장르: 드라마, SF
등급: 전체 관람가
시간: 96분
개봉: 6월 1일

간단평
‘양’(저스틴 H. 민)이 죽었다. 사람이 아니니 ‘고장 났다’는 표현이 더 적합하겠다. ‘제이크’(콜린 파렐) 가족은 함께 살던 안드로이드 인간 ‘양’이 작동을 멈추자 그를 수리할 방법을 찾는다. 그러던 중, ‘양’에게서 특별한 메모리 뱅크를 발견하고 그의 기억을 탐험하기 시작하는데…

알렉산더 와인스틴의 단편 소설 ‘양과의 안녕’을 원작으로 한 SF 드라마 <애프터 양>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안드로이드 '양'의 기억을 탐험하며 상실과 사랑, 삶, 종래엔 인간성까지 천천히 주제를 확장해나간다. 최근 애플TV+ 시리즈 <파친코>로 인지도를 높인 코고나다 감독의 신작이다. 한국계 미국인이라는 정체성, 그리고 그만의 독보적인 연출 스타일이 영화 구석구석 녹아들었다. 우선 ‘제이크’ 가족의 구성에서부터 감독의 의도가 명백하다. 백인 아버지, 흑인 어머니, 중국에서 입양된 딸과 그런 딸의 뿌리를 지속적으로 상기시키고 이어가기 위해 들여진 중국인 안드로이드까지(과연 안드로이드에게 인종 구분이 적절할까 싶지만). 핏줄로 이어진 고전적 정의의 가족에서 거리가 먼 모습이다. 대사 역시 중국인으로서의 정체성과 민족간 융화를 강조하는데 때때로 낯간지러울 정도로 노골적이지만, 그 주제 의식은 인종과 국가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현시대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영화는 코고나다 감독의 연출 데뷔작 <콜럼버스>(2018), 그리고 이전에 그가 만들었던 비디오 에세이들과 마찬가지로 차분하고 미니멀리즘적인 연출 아래 미장센에 힘을 준다. 근미래 미국이 배경이지만 공간들은 목가적이고 동양적으로 꾸며졌다. 서정적인 화면과 맞물린 류이치 사카모토의 테마 음악, 리메이크된 <릴리 슈슈의 모든 것>(2001)의 테마곡이 몽환적인 분위기와 애달픈 정서를 90여 분 내내 잔잔하게 끌고 간다. 도입부의 댄스 장면 등 독특한 시퀀스들은 중간중간 흐름을 루즈하지 않게 만드는 동시에 신선한 재미를 선사한다. 콜린 파렐이 극을 이끌어나가는 ‘제이크’ 역을, 넷플릭스 <엄브렐러 아카데미>에서 활약한 한국계 미국인 배우 저스틴 H. 민이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안드로이드 ‘양’ 역을 맡아 호연을 펼친다. 이외에도 영국 출신의 모델 겸 배우 조디 터너 스미스, 아역 배우이자 가수로 활동 중인 말레아 엠마 찬드로위자야가 출연한다. 제74회 칸국제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 공식 초청, 제38회 선댄스영화제 알프레드 P. 슬로안 상 수상,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 선정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2022년 5월 30일 월요일 | 글_이금용 기자(geumyong@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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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TV+ 시리즈 <파친코>, 존 조 주연의 <콜럼버스>를 만족스럽게 관람했다면, 코고나다 감독만의 스타일이 그대로 반영된 이번 작품도 마음에 들듯
-안드로이드가 나오는 근미래 SF라고 해서 <블레이드 러너>(1982) 같은 사이버펑키한 디스토피아물을 기대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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