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은영 기자]
12일 오후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오마주>(제작: 준필름) 언론시사회에 참석한 이정은이 신수원 감독을 향해 ‘작은 거인 같은 분’이라고 소개했다.
<오마주>는 흥행과는 거리가 가 먼, 세 번째 영화의 개봉을 앞둔 중년 여성 감독 ‘지완’을 주인공으로 한다. ‘엄마 영화는 재미없다’는 아들과 ‘이제 좀 니가 벌어 써라’는 남편 등 갑갑한 현실에서 지완이 우연히 한국 2호 여성 감독인 홍은원의 <여판사> 필름을 복원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았다. 1960년대부터 현재까지의 시네마 여행을 통해 앞선 영화인과 극장, 그리고 영화에 대한 오마주를 전한다.
신 감독은 방송 다큐멘터리 <여자 만세>(2011)를 만들기위해 취재하면서 접한 1세대 한국 여성 감독에 대한 존경과 호기심에서 <오마주>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마돈나>(2015), <유리정원>(2017), <젊은이의 양지>(2020)에서 문제의식과 이를 다소 염세적으로 담아온 감독은 “주변에서 왜 그렇게 심각한 이야기만 하느냐고 묻더라. <오마주>는 초기에 찍은 <레인보우>(2010)와 비슷한 결을 지녔다”고 설명했다. “원래 어둠의 영역에 속한 사람이라 또 염세적인 영화를 찍겠지만, 이렇게 낙관적인 영화를 촬영하는 것도 즐거웠다”고 소감을 말했다.
‘지완’역의 이정은에 대해서는 “이정은은 연기한다기보다 캐릭터 그 자체다. 왜 이제서야 주연을 하는지 아쉬울 정도로 수많은 얼굴을 지녔다. 테이크마다 다양한 표정이 나와 편집하는데 오래 걸렸다”고 했다. 게다가 “먹을 것은 물론 패셔너블한 바지를 선물하는 등 여러 모로 챙겨줬다”면서, 마치 ‘자매’ 같았다고 말했다.
이정은은 “처음에는 감독님의 자전적인 이야기라 생각했으나, 옆에서 지켜보니 한 20% 정도 닮았다”면서 “사실 1세대 여성 영화인에 대해 잘 몰랐다”고 털어놨다. “다큐멘터리 <여자 만세>를 보고, 당시 선배들이 어려운 환경에서 주옥 같은 작품을 만들었다는 걸 알았다. 불가능을 가능하게 한 것”이라며 ”그런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으로 자양분이 될 것 같다”고 감사하고 존경하는 마음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신 감독은 “남성 중심의 현장에서 버틴 여성 감독의 이야기지만, 그림자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보석처럼 빛났던 사람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림자 같이 내 주변에 존재하는 소중한 사람을 돌아보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바랐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제34회 도쿄국제영화제, 제21회 트라이베카 영화제 등 여러 영화제에 초청됐다. 5월 26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이다.
● 한마디
신수원, 이정은, 과거의 홍원희 감독까지 감독 배우 캐릭터가 묘하게 겹쳐 보이는 진귀한 경험
(오락성 6 작품성 7)
(무비스트 박은영 기자)
2022년 5월 13일 금요일 | 글 박은영 기자(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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