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거대한 스펙터클 액션으로 무장한 전쟁 블록버스터 [윈드토커]의 홍보차 한국을 방문했다. [윈드토커]는 2차대전 당시 태평양의 사이판 전투에서 맹활약했던 나바호 인디언의 암호작전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 전쟁의 승리를 위해 같은 팀의 암호병 야흐지(애덤 비치)에게 총구를 겨누게 되는 앤더슨 중사(니콜라스 케이지)가 겪게 되는 전우애와 군사 임무 사이의 모순된 상황을 감동적으로 담아내었다. 그 자신도 '이렇게 큰 스케일로 촬영해본 것은 처음'이라고 할 만큼 2차 세계대전의 웅장한 전투씬이 돋보이는 영화 [윈드토커]에 대하여, 그리고 오우삼 감독의 영화 세계에 대해 들어보았다.
영화 [윈드토커]에서 나바호 암호병을 소재로 선택한 이유는?
나바호 암호병들이 미 해병대에서 굉장히 기여를 했다고 한다. 즉,나바호의 언어를 암호화해서 사용했었는데 그 암호는 한번도 깨진 적이 없었다고 들었다. 내 영화에 언제나 나오는 주제이지만 '우정'이라는 측면에서도 큰 관심을 가졌고, 암호병들이 굉장히 용감했으며 애국심을 가진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 이야기를 영화화함으로써 전세계에 알려야겠다는 생각 또한 했다.
니콜라스 케이지라는 배우의 매력은?
니콜라스 케이지는 주윤발을 연상케 한다. [윈드토커]에서 그가 맡은 역할도 그렇다. 배우로서의 니콜라스 케이지를 존경하며 훌륭한 배우라고 생각한다. 세트 밖에서는 좋은 친구이기도 하다. 감성적이고 리얼하고, 솔직한 사람이며 좋은 연기자이다. 좋은 연기자라고 하는 것은 가슴으로부터 연기를 하기 때문이다. 세트에서는 실제 스크립트에 쓰여져 있는 것 이상으로 하기 때문에 나를 상당히 놀라게 한다. 어떻게 하면 이 씬을 더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아이디어를 많이 제공한다. 실제로 세트에서는 나와 주윤발이 그랬던 것처럼 그렇게 말을 많이 하지는 않는다. 그냥 '잘 지내는가? 촬영을 시작하세.' 이 정도의 대화만 한다. 그 이유는 서로를 잘 알고 신뢰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영화와는 달리 [윈드토커]는 스펙타클한 장면이 많은데 어려웠던 점은?
[미션 임파서블2]는 로맨틱하고 재미있는 영화였다. 그렇기 때문에 [윈드토커]와는 매우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윈드토커]는 인간의 스토리를 다루고 있다. 전쟁 이야기가 아닌, 우정 이야기를 하고 있다. 굉장히 감동적이며, 각각의 시퀀스들, 장면들도 매우 다르다. 이 영화를 구상하는 과정에 있어서 이것이 실제로 벌어진 일이었기 때문에 더 심각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각각의 장면들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촬영하기도 했었고, 전쟁의 참혹함을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서 노력했다. 이것이 이전 영화들과 다른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전엔 마치 발레를 추는 것 같은 화려한 액션이 있었다면 [윈드토커]의 경우엔 더 리얼하다. 관객으로 하여금 실제로 전쟁터에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래서 [윈드토커]에서의 액션은 더욱 임팩트가 강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이다.
미국 박스오피스에서 비교적 저조한 성적을 거둔 이유는 어떻게 분석하는지?
[윈드토커]가 미국시장에서 그다지 성과가 좋지 않다는 것을 들었다. 그것은 타이밍의 문제인것 같다. 여름에 개봉했기 때문에, 그리고 주로 사람들이 여름에 원하는 영화는 해피한 영화, 가족 영화를 원하다 보니까 시점에 있어서 문제가 있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그렇지만 나는 실망하지 않는다. 이 영화에 대해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 실제로 영화를 본 모든 분들은 느낌이 좋았다라고 하고, 울었다는 분도 있었다. 그러므로 외국에서는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예상한다. [윈드토커]는 단순한 전쟁영화가 아닌 우정에 관한 이야기이며, 우정은 국제적인 주제이므로 실제 관객들이 미국 역사에 대해 잘 모른다고 할지라도 굉장히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꺼라 생각한다.
'액션영화는 찍지 않겠다'고 선언했다던데? 차기작 계획은?
색다른 것을 해 보고 싶었고, 그렇다고 해서 액션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헐리우드에서 일할 기회를 얻었기 때문에, [윈드토커]같이 이전에 제가 해보지 못했던 것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그에 대해 굉장히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앞으로는 드라마적인 것에 중점을 둘까 생각중이다. [맨 오브 데스티니]라는 영화를 기획중인데 19세기를 배경으로 중국인과 아일랜드 사람들이 함께 철도를 건설하는 것과 관련된 영화다. 이 영화는 드라마와 인물이 주도하는 영화가 될 것이다. 여러분들이 잘 아는 [아라비아의 로렌스]와 비슷한 영화가 될 것이다. 또한 코미디쪽도 해보려고 한다. 두명의 도둑이 한 여인을 사랑하는 스토리를 가진 영화이다. 또, 웨스턴 영화 또는 액션 뮤지컬 영화도 구상중이다. 주인공이 갱단이면서 동시에 댄서이다. 춤과 액션을 혼합하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있다. 액션을 무척 사랑하지만 추가적으로 인간 본성, 희망, 고무적인 것들, 아름다운 것들에 대해서도 포커스를 맞춰 작업할 생각이다. 차기작인 [맨 오브 데스티니]에서는 주윤발과 니콜라스 케이지와 함께 작업할 예정이다.
이야기하는 것을 즐긴다는 오우삼 감독의 달변에 예정되었던 1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윈드토커]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다'는 신념에 찬 오우삼 감독의 말, 그리고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비장미와 화려한 영화 스타일을 직접 확인해보고 싶으신 분들을 위해 영화 [윈드토커]는 8월 15일 국내 개봉한다.
취재 : 구인영 / 촬영 : 신근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