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 박꽃 기자]
한국시리즈 4승이라는 불멸의 기록을 쓴 고 최동원 투수의 당시 경기를 돌아보는 다큐멘터리 <1984 최동원>(제작: ㈜영화사 진/㈜엠앤씨에프)이 1일(월)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언론시사회를 열고 작품을 공개했다. 이날 자리에는 연출을 맡은 조은성 감독과 당시 함께 야구선수 생활을 했던 임호균, 김용철이 마스크를 쓰고 자리해 간단한 소감을 전했다.
<1984 최동원>은 1984년 열렸던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을 상대로 7전 4승 1패를 거두고 롯데 자이언츠의 우승을 이끈 최동원 투수의 활약상을 집중 조명한다.
최동원은 선발 투수로 나서면 최소 4~5일은 휴식을 취해야 하는 최근 야구에서는 실행 불가능한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무쇠팔’이라는 별명이 무색하지 않은 맹활약을 선보였다.
영화는 당시 라이벌로 손꼽히던 김시진 선수를 포함해 이만수, 김일융 등 실제 인물을 인터뷰하며 과거 경기 상황을 세세하게 회고한다.
조은성 감독은 “초등학교, 중학교 때 실제 야구선수를 했었다. 10년 전 최동원 선배님이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베이스볼 키즈이자 다큐멘터리 감독으로서 그분을 추모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가 그분의 가장 빛났던 시기인 1984년을 스크린을 통해서 재현을 해보자고 생각했다”고 연출 취지를 전했다.
또 “아카이브가 많이 남아있지 않았다. 십여 년 동안 다큐멘터리를 만들면서 가장 힘든 작품이었다. 다행히 당시 선수분들과 유가족분들을 만나서 조금씩 자료를 확보할 수 있었다. 최동원이 ‘한오백년’을 부르다가 삑사리가 난 뒤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부르는 비디오를 복원해 영화에서 공개했다”고 언급했다.
그해 최동원과 함께 롯데 자이언트 투수로 활동했던 임호균은 “당시 선수층이나 여러 가지로 봤을 때 롯데 자이언츠가 삼성 라이온즈를 이길 수 있을까 싶었고 어떻게 보면 (고의적인 져주기 게임을 한) 삼성 라이온즈로부터 (약체인 롯데 자이언츠가) 파트너로 선택받은 부분도 있기 때문에 같은 선수로서 자존심 상하는 문제도 상당히 많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또 “80년대 한국 야구계를 최동원과 같이 겪었기 때문에 그가 투수로서 누구보다도 책무감이 있고 승부욕이 있다는 걸 알았다”면서 “한국 야구에 길이 남을 수 있는 재능을 조금 더 오랫동안 후배, 팬들에게 보여줄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해 상당히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같은 팀에서 활약했던 투수 김용철 역시 “항상 최선을 다한다는 걸 보여줬다. 야구장에 들어와 있는 관중들이 자기를 쳐다보게 할 정도로 카리스마가 있었다. 그런 점이 우리에게 크게 와 닿았다. 그와 같은 팀에 있었기 때문에 나도 그 정도의 성적을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내게는 큰 행운이었다”고 최동원에 관한 기억을 전했다.
<1984 최동원>은 오는 11일(목) 개봉한다.
● 한마디
1984년 한국시리즈에서 무려 4승을 거둔 투수 고 최동원의 활약상을 세세하게 짚어내는 다큐멘터리. 그가 선발-휴식 로테이션을 철저히 지키는 요즘 야구판에서는 나오기 어려운 입지전적인 인물인 까닭에 오랜 야구팬들로서는 반갑고 애틋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다. 다만 시간순으로 흘러가는 회차별, 이닝별 게임 내용을 마치 비디오 코멘터리처럼 순차대로 설명해 나가는 구성이 무척 밋밋한 까닭에, 야구를 잘 모르는 이까지 영화의 온기를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영리한 변칙 운용이 아쉬울 수밖에 없는 작품이다.
(오락성 5 작품성 5)
(무비스트 박꽃 기자)
2021년 11월 3일 수요일 | 글_박꽃 기자(got.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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