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은영 기자]
배우: 백승환, 이희준, 고주환, 차유미, 김충길, 신민재, 고성완, 전찬일
장르: 코미디, 드라마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77분
개봉: 9월 1일
간단평
이름부터 고풍스럽기 짝이 없는 종로의 ‘낭만극장’. 사장(신민재)과 유일한 아르바이트생 ‘찰스’(김충길)는 코로나에 직격탄을 맞아 텅 비었지만, 이것저것 잡무는 여전히 많은 극장을 근근하게 꾸려 나가고 있다. 마침 한 예술영화감독(이희준)이 찍은 ‘젊은 그대’의 시사회 날, 사람들이 하나 둘 극장에 모인다. GV 진행을 맡은 전찬일 평론가와 이희준 감독, 주연 배우 ‘주환’(고주환)과 ‘유미’(차유미) 그리고 단역인 ‘승환’(백승환)과 그의 두 형에 감독의 광팬인 외국인까지 총 열 명이 되지 않는 단출한 구성이다.
긴축운영과 철통방역을 위해 에어컨을 가동하지 않는 낭만극장을 무대로 한 <습도 다소 높음>은 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폭염의 어느 하루 동안 벌어진 상황을 다룬 단짠 코믹드라마다. 고봉수 감독과 그의 단골 배우들 백승환, 신민재, 김충길이 오래간만에 다시 뭉쳤다. 감독의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영화는 녹록하지 않은 현실을 나름대로의 철학과 리듬을 가지고 분투하는 인물들을 주인공으로 한다. 비주얼적으로나 또 정서적인 면에서나 평범을 훌쩍 뛰어넘는 강한 개성으로 똘똘 뭉친 캐릭터는 현실과 괴리되는 면이 있는 것은 사실. 하지만 이를 상쇄하는 인간적인 매력을 확보한 덕분에 애정어린 시선으로 줄곧 지켜보고 응원하게 한다. 초반, 더위에 지친 인물들이 뻘뻘 흘리는 땀에서 강한 습기가 감지됐다면, 후반부로 갈수록 어느새 안습(안구에 습기차다)의 경지에 다다라 고단한 현실을 살아가는 데 힘이 될 연민과 위로를 나누게 한다.
2021년 8월 31일 화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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