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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을 위해 정체성을 버린 여자, 마녀가 되다 ( 오락성 6 작품성 5 )
배드 헤어 | 2021년 5월 4일 화요일 | 이금용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이금용 기자]
감독: 저스틴 시미엔
배우: 엘르 로레인, 바네사 윌리암스
장르: 공포, 호러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102분
개봉: 5월 5일

간단평
음악 전문 방송이 폭발적 인기를 얻었던 1989년, ‘애나’(엘르 로레인)는 음악방송 VJ를 지망하지만 번번이 남들에게 기회를 빼앗긴다. 자신의 곱슬곱슬한 헤어스타일이 원인이라고 짐작한 ‘애나’는 성공하기 위해 타인의 머리카락을 심는다. 생머리로 변신한 그는 완전히 달라진 주변의 시선에 자신감을 얻고 승승장구하기 시작하지만 이내 새로 심은 머리카락에 피에 굶주린 영혼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린다.

지난해 백인 경찰이 흑인 범죄자를 과도하게 진압하며 사망에 이르게 한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촉발된 ‘블랙 라이브스 매터’ 운동은 순식간에 미국 전역을 뜨겁게 달궜다. 21세기가 시작한 지 2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인종차별은 사라지지 않은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여성의 경우 인종차별 이외에도 성차별, 외모 지상주의, 가부장적 억압 등 더 많은 차별과 억압에 노출돼 있다.

<배드 헤어>는 이 같은 미국 내 흑인여성의 현실을 그들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는 머리카락을 소재로 해 기묘하고 오싹하게 풀어낸 호러 영화다. 주인공 ‘애나’는 방송국 내 누구보다 유능하지만 흑인 특유의 곱슬머리를 포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남들과 동등한 기회를 보장받지 못하고 돌이킬 수 없는 결정을 내린다. 외모, 성별 혹은 인종 때문에 차별받은 경험이 있다면 ‘애나’의 선택에 십분 공감할 듯하다. 데뷔작 <캠퍼스 오바마 전쟁>(2014)으로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을 수상한 저스틴 시미엔 감독의 신작이다. 저예산 호러 영화로는 드물게 전설적인 가수이자 배우인 바네사 윌리암스, ‘데스티니 차일드’ 출신의 켈리 롤랜드, 그리고 R&B 뮤지션 어셔 등 탑스타들이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2021년 5월 4일 화요일 | 글_이금용 기자(geumyong@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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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를 히트한 각종 팝송과 대중문화, 여기에 복고 분위기를 잘 살린 화려한 의상과 메이크업 보는 재미가 꽤 쏠쏠한데
-성차별, 외모 지상주의, 가부장적 억압 등을 겪어봤다면 해외에 살지 않더라도 주인공의 행동에 십분 공감할 수 있을 듯
-원신연 감독의 <가발>, 하시모토 하지메 감독의 < 파트너 시리즈: X DAY > 등 원혼 서린 머리카락이 인간을 조종한다는 설정이 그다지 새롭게 느껴지지 않을지도
-도끼로 찍고 총을 난사하는 등 생각보다 수위 높은 노출과 폭력이 등장하니 주의 요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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