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은영 기자]
지난 2월 특별전 형식으로 국내 관객과 만났던 셀린 시아마 감독의 <톰보이>가 (수입 ㈜ 블루라벨픽쳐스) 오는 14일(목) 정식 개봉한다.
<톰보이>는 소년인 척 친구들과 어울린 소녀 ‘로레’(진 디슨)의 뜨거운 여름 한때를 편견 없는 시선으로 따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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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레 혹은 미카엘
출산을 앞둔 엄마와 말이 잘 통하는 아빠 그리고 언니보다 오빠가 좋다는 동생 ‘잔’(말론 레바나)과 함께 ‘로레’는 새로운 동네로 이사한다. 짧은 머리가 유난히 잘 어울리는 ‘로레’는 처음 사귄 친구들에게 자신을 ‘미카엘’이라고 소개하고,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로레’를 남자라고 여긴다.
<톰보이>는 소년인 척하는 소녀의 심리와 행동을 성 정체성과 관련해 일반적인 잣대로 규정하지도 규명하려 하지도 않는다. 유년시절 직· 간접적으로 경험했을 법한 이야기를 천진스러운 아이들의 언행을 통해 친밀하게 담아낼 뿐이다. 특히 언니도 좋지만 오빠는 더 좋다며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내는 동생 ‘잔’의 사랑스러운 행동과 대사는 감정적, 정서적으로 영화를 풍성하게 만드는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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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보이> 이야기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은 지난 1월 개봉해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14만 6천 명을 동원, 독립·예술 영화에 있어 보기 드문 흥행 기록을 세웠다. 영화를 연출한 셀린 시아마 감독과 주연 배우 아델 아넬의 특별전 등 관련 행사가 여러 차례 열렸을 정도. 셀린 시아마 감독은 데뷔작 <워터 릴리스>(2007)를 시작으로 <톰보이>(2011), <걸 후드>(2014)로 이어지는 여성 중심 성장 영화 이른바 ‘성장 3부작’을 선보였다. 전작 모두 직접 각본을 쓴 것은 물론 애니메이션 <내 이름은 꾸제트>(2016) 각색 등을 통해 스토리텔러로서 뛰어난 역량을 발휘해왔다.
이번 <톰보이>는 셀린 시아마 감독이 오랫동안 마음속에 담고 있었던 이야기라고 밝힌 바 있다.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는 것을 이야기해야 작품에 더욱 관대하면서도 한층 재미있는 캐릭터를 만들 수 있다”는 평소의 생각을 반영하듯 ‘어린 여자아이가 어린 소년인 척하는’ 상황에서 시작된 영화의 큰 줄거리를 설정한 후, 3주 만에 시나리오를 완성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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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 있는 세 소녀와 이웃 소년 캐스팅
<톰보이>에는 세 소녀가 등장한다. ‘미카엘’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로레', 밝고 천진난만하면서도 묘하게 어른스러운 동생 ‘잔’ 그리고 ‘미카엘’에 반해 먼저 키스를 시도하는 이웃 소녀 ‘리사’(진 디슨)이다.
인물 중심인 만큼 <톰보이>는 캐스팅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자아이라고 해도 믿을 법한, 소년처럼 행동하는 ‘톰보이’ 로데 역을 캐스팅하는 데 있어, 첫날 조 허란을 만났고 운명처럼 이끌렸다고. 기본적인 감정 표현에 능했고 포토제닉한 마스크로 감독을 단숨에 사로잡았다고 전해진다. 동생 ‘진’ 역은 귀엽고 사랑스러운 외모와 성숙한 말투와 밝은 성격은 물론 무엇보다 조 허란과의 자매 케미가 좋았다고 한다. 마지막 ‘리사’ 역에 감독은 자신이 얼마나 예쁜지 잘 알고 있는 소녀가 아닌, 신비로운 분위기를 가진 친구들 원했고, 이에 진 디슨이 부합했다는 후문이다. 또 극 중 축구, 수영, 물놀이 등 ‘미카엘’과 몸으로 부딪치며 노는 친구들은 대부분 ‘조 허란’의 실제 친구들이었다고!
수입사 ㈜ 블루라벨픽쳐스는 14일 개봉하는 <톰보이>를 시작으로 <워터 릴리스>와 <걸 후드>까지 감독의 성장 3부작을 차례로 공개 예정이다.
● 한마디
혹시 어떤 편견과 선입견 혹은 우려와 안타까운 마음이 앞섰다면, 접으시길. 소년인 척한 소녀의 여름 한때를 고스란히 생생하게 전하는 데 집중한 영화가 펼쳐놓은 시간과 공간 그리고 인물을 있는 그대로 즐기길
(오락성 6 작품성 7)
(무비스트 박은영 기자)
2020년 5월 4일 월요일 | 글 박은영 기자(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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