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은영 기자]
배우: 프랑수아 시빌, 아나 지라르도
장르: 드라마, 로맨스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시간: 110분
개봉: 4월 29일
간단평
지상철이 지나가는 길가에 나란히 위치한 두 건물에 한 여자와 한 남자가 살고 있다. 종종 베란다에 나가 바깥 풍경을 보는 두 사람. 고개를 살짝 돌려 손을 뻗으면 (좀 과장하자면) 서로 닿을 정도로 근접한 거리이지만, 상대를 전혀 인식하지 못한다.
<썸원 썸웨어> 속 등장하는 남녀는 지치고 힘들고 울적해 보인다. ‘멜라니’(아나 지라르도)는 행복한 시간을 나눴던 남자 친구와 헤어진 후 상실감을 극복하지 못했다. ‘레미’(프랑수아 시빌)는 회사의 구조 조정에서 혼자 살아남아 새로운 일을 제안받았으나 기쁘기보다 울적한 기분이 크다. 동네 식료품 가게를 공유하고, 길에서 주운 고양이를 번갈아 보살피면서도 둘은 상대의 존재조차 모른다. 영화는 ‘멜라니’와 ‘레미’ 두 인물의 일상을 평행선처럼 묘사한다. 이웃에 살며 수없이 스치고 지나친 두 사람이나 철저히 타인에 불과하다. 오로지 관객만이 둘의 로맨스가 언제 시작할지 고대하며 지켜볼 뿐이다. 그 과정이 답답하면서도 한편으론 쓸쓸하고 외로운 분위기에 취해 음미하게 한다.
마침내 서로를 인지한 두 사람이 살짝 눈 인사한다. ‘그후’를 예고하는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것을 보며 영화 속 인물을 어느새 응원하게 된다. <부르고뉴, 와인에서 찾은 인생>(2017)의 세드릭 클라피쉬 감독과 주연 배우 프랑수아 시빌과 아나 지라르도가 다시 뭉쳐, 운명의 상대가 의외로 가까이에 있을 수 있다고 담백하게 전한다.
2020년 4월 29일 수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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