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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렬의 영화칼럼
‘에로영화’는 또 다른 ‘재밌는 영화’ | 2002년 4월 11일 목요일 | 정성렬 이메일

극장에 개봉중인 영화, 혹은 곧 개봉될 영화가 재미있는지 혹은 얼마나 많은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는지가 궁금하다면, 당장 비디오 샵으로 달려가 보면 된다. <은행나무 침대 방> <아낌 없이 벗기련다> <조폭 같은 마누라> <노는 계집 창녀>등 당대 화제가 되었던 작품들은 교묘한 방법으로 새로운 제목이 되어 비디오로 먼저 출시되기 때문이다.

이런 영화들은 대부분 극장에서의 화제를 업고 비디오로 한탕 벌어보려는 음흉한 속셈을 지닌, 급조된 저질 영화들이 대부분이다. 영화 관련 사이트나 비디오 관련 사이트를 뒤져도 데이터가 없는 것은 물론 이거니와 비디오 소개 잡지나 광고 전단에서도 이런 영화들을 찾기란 쉽지가 않다. 재미난 사실은 이런 영화들은 새로이 창조된 제목을 달고 나오는 에로 영화들 보다 더 많은 대여 회수를 자랑한다는 것이다. 물론 <젖소부인 바람났네> 같이 독창적인 제목을 달고 나와 새로운 "부인"씨리즈를 재창조하며 유행을 만드는 작품들도 간혹 있기는 하지만.

최근 한국 영화 최초로 패러디 영화라는 장르가 등장해 화제가 되고 있다. 김정은, 김수로, 임원희 등 이름만으로도 웃음을 유발시키는 배우들을 출연시켜 28편의 한국 영화를 패러디한 <재밌는 영화>가 그것이다. 이들이 내세우는 영화들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접속> <박하사탕> <쉬리> 등의 작품들은 그러나 이미 에로 비디오 시장에서는 다들 한번 이상 패러디가 된 적이 있는 작품이다. <인정상 사정할 수 없다> <접촉> <박아사탕> <그녀의 품에 쉬리> 등 제목의 비슷함은 물론이거니와 내용면에서도 몇몇 장면과 상황들을 뒤틀고 에로틱 하게 변형한 작품들이 많았다.

따지고 보면 앞서 나열한 성애 영화들은 <재밌는 영화>의 선배 격이 되지 않을까 싶다. 먼저 시도했고 먼저 성공 했고 먼저 가능성을 인정 받았던 이들 성인 영화들이 <재밌는 영화>에 아이디어를 제공하지는 않았을까. 여전히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16mm 비디오용 성인 영화들이 안스럽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최근 문화 흐름의 특성을 보면, 음지의 문화를 양지로 끌어 올리는 작업이 한창 진행중이다. 트랜스 젠더가 공중파에 아무렇지도 않게 등장하고, 모 연예인은 동성애자임을 밝히며 커밍아웃을 했다.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면 이번 <재밌는 영화>는 음지에서 반짝하고 사라졌던 에로 영화들에 대한 재고를 가능하게 할 수도 있지 않을까?.

몇일 전 외신을 통해 보도된 내용을 보면, <스타워즈>를 게이 포르노로 패러디한 애니메이션에 대해 감독인 조지 루카스가 명예회손 및 손해배상 청구를 했다고 한다. 스타워즈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변태 성욕자들로 바꿔버린 이 애니메이션은 그러나 이번 청구소송 덕분에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무서운 영화> <못말리는 비행사> 등의 코미디 영화에서는 잘도 웃음거리가 되는 대작 영화들이 유독 에로만은 거부하고 있는 모양이다.

어쩌면 패러디 문화에 대한 관대함은 미국 보다 우리나라가 더 나을 지도 모르겠다. 보다 재밌는 세상을 기대하며, 혹은 보다 다양하고 유쾌한 영화판이 되기를...

2 )
soaring2
재밌는 영화 정말로 재미없었습니다;;;   
2005-02-13 17:55
cko27
ㅋㅋ고등학교때 재밌는 영화 정말 재밌게 봤던 기억이.^^   
2005-02-07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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