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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자마자 한마디! 4년 전 강제출국당한 신은미 씨, 무슨 일 있었나 <앨리스 죽이기>
2019년 7월 23일 화요일 | 박꽃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 박꽃 기자]
2015년 1월 강제 출국당한 뒤 5년간 대한민국 입국 금지된 재미교포 신은미 씨의 당시 상황을 다룬 다큐멘터리 <앨리스 죽이기>(제작: 지킬필름)가 22일(월) 언론시사회를 열었다. 이날 자리에서는 신은미 씨가 미국 캘리포니아 현지에서 화상 연결을 통해 기자단의 질문에 응답했다. 영화를 연출한 김상규 감독도 자리했다.

<앨리스 죽이기>는 2011년부터 2013년까지 북한을 여러 차례 여행한 기록을 국내 매체 오마이뉴스에 연재한 재미교포 신은미 씨가 2014년 11월 서울 조계사를 시작으로 ‘신은미&황선 전국 순회 토크 문화 콘서트’를 열며 발생한 격정적인 사회적 갈등을 다룬다.

당시 청중을 향해 "대동강맥주가 맛있다", "북녘에 흐르는 물줄기가 깨끗하다" 등의 소감을 전한 신은미 씨는 북한을 찬양, 고무하는 등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보수단체에 의해 고발당하고 같은 해 12월 출국정지 당한다. 이듬해 1월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강제 출국당했다.

영화는 특정 언론이 최초로 명명한 ‘종북 콘서트’라는 용어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언급함으로써 언론에서 시작한 논란이 정치로 확산했다고 주장한다.

신은미 씨와 줄곧 함께한 남편 정태일 씨, 황선 전 민주노동당 부대변인 등의 발언을 함께 다루며 당시 상황을 조명한다.

김상규 감독은 “이상한 나라(북한)를 여행하고 온 앨리스가 주변에 그 이야기를 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생각했다. 한 사람의 여행 소감 정도에 언론과 정치권이 나서서 마녀사냥을 하는 게 정상인가 의문스러웠다. 남한 또한 '이상한 나라'에서 자유롭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감독은 “우리 사회에 유통되는 북한에 관한 정보는 극단에 치달았다. 한쪽에서는 그들을 무작정 악마화하고 한쪽에서는 그들에게 약간의 환상을 품고 있는 것 같다. 북한을 직접 경험한 이를 통해 그곳을 입체적으로 그려보고 싶어 2014년 11월부터 신은미 씨를 촬영하기 시작했다”며 당초의 다큐멘터리 제작 계기를 전했다.

그는 “공교롭게도 하루가 다르게 (종북) 논란이 거세지면서 결국 (북한이 아닌) 한국 사회를 되돌아보는 작품이 됐다”고 부연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현지에서 화상으로 연결된 신은미 씨는 “(미국에서 먼저 영화를 본) 재미교포는 엄중한 마음이었던 반면, 외국인 관객들은 코미디를 감상하는 것 같은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언론과 표현의 자유가 분명히 있는 미국에서는 개인의 취향이나 사실을 이야기했다는 이유로 폭탄 테러가 발생하고 ‘빨갱이’, ‘종북’이라고 하는 모습이 블랙코미디 같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신 씨는 “2011년 북한을 여행하기 전까지는 단 한 번도 민족이나 통일 같은 단어를 머리에 떠올려본 적 없었다”면서 “북한 사람들과 마음과 사랑을 나누면서 민족애가 생겼고 언젠가 한데 어울려 살아야 하는 겨레라는 걸 느꼈다”고 회고했다.

이어 “내가 느낀 감동을 오마이뉴스에 글로 연재했고 수백만 명의 사랑을 받았다. 그 내용을 책으로 냈더니 남녘에서 강연 요청이 있었다”면서 “북녘에 흐르는 강물이 깨끗하더라, 멋쟁이 여성이 많더라, 술집과 음식점이 많이 생겨났고 내 생각보다 사람들 표정이 훨씬 희망차더라 같은 느낀 점을 이야기했다는 이유로 어느 날 갑자기 ‘빨갱이’가 되었고 급기야는 북에서 공작금을 받았다는 허무맹랑한 허위 보도가 나왔다”고 지적했다.

신 씨는 “그런 일을 겪고 보니 분단과 관련한 논쟁이 (남한) 사람을 마비시킬 수 있다는 걸 알았다. 더더욱 남북의 평화로운 화해, 협력을 염원하는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또 “잘못된 판단으로 출국당해 5년간 입국 금지됐지만 그럴 수밖에 없었던 당시 상황을 이해하기로 했다”면서 “비록 해외에 살고 있지만 남녘 땅은 나의 영원한 모국이다. 평화 통일을 향해 한 발짝 나아가는 역사적 대전환 시기인 만큼 모국에 더욱 가고 싶다. 남녘과 북녘을 동시에 다 가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앨리스 죽이기>는 8월 8일(목) 개봉한다.

● 한마디
- 언론, 보수단체, 정치권이 힘을 모아 작동시키는 레드 콤플렉스의 힘이 얼마나 공고한지 드러내는 한국 사회 관찰기.
(오락성 6 작품성 6)
(무비스트 박꽃 기자)

2019년 7월 23일 화요일 | 글_박꽃 기자(got.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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