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은영 기자]
배우: 아드리아노 타르디올로, 루카 치코바니, 알바 로르와커
장르: 드라마, 판타지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시간: 127분
개봉: 6월 20일
시놉시스
시간이 멈춘 것 같은 아름다운 시골 마을 인비올라타. ‘라짜로’(아드리아노 타르디올로)는 이웃들과 함께 마을의 지주인 후작 부인의 담배 농장에서 일하는 순박한 청년이다. 요양차 마을에 온 후작 부인의 아들 ‘탄크레디’(루카 치코바니)와 만난 ‘라짜로’는 그의 납치 자작극을 도와주면서 우정을 쌓는다. 며칠 후 ‘라짜로’가 열병에 걸려 앓던 중 의도치 않게 납치 사실이 신고되고 경찰이 출동한다. 결국 마을은 와해되고 마는데…
간단평
세상과 단절된 듯해 보이는 외딴 마을, 사람들은 후작 부인의 담배 농장에서 소작으로 생계를 꾸린다. ‘라짜로’(아드리아노 타르디올로)도 마을 사람 중 한 명으로 그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곳에 기꺼이 도움을 주는 천사 혹은 호구 같은 존재다. 전등도 돌아가며 써야야 할 정도로 열악한 자원, 좁고 허물어져 가는 집, 소박함을 넘어 궁핍해 보이는 주민들의 외양 등등을 보자면 <행복한 라짜로>가 마치 먼 과거 속 귀족에게 착취당하는 농노의 이야기일 것 같지만 착각이다. 수시로 차가 들락날락하고 전화가 걸려오고 심지어 핸드폰도 사용한다! 단지 마을 사람들에겐 거리가 너무 먼 문명의 발명품일 뿐이다. 이렇듯 시대 배경과 인물의 생활상 사이의 언발란스함이 초반 영화에 관심을 불러 모은다.
세간에서 ‘담배의 여왕’이라 불리는 후작 부인에겐 사고뭉치 아들 '탄크레디'(루카 치코바니)가 있다. 자작극 전문인 ‘탄크레디’가 마을을 방문하면서 <행복한 라짜로>는 본격적으로 이야기의 시동을 건다. 순진한 '라짜로'를 ‘엄마 골탕 먹이기’에 끌어들이고, 배다른 형제라는 등 달콤한 말로 현혹하는 ‘탄크레디’, 그가 벌인 치기 어린 투정은 결국 파국으로 이어진다. 착취자에 기인한 착취자의 몰락, 영화는 우회적으로 응징의 모습을 드러낸다.
의심이라고는 모르는 ‘라짜로’, ‘선한 냄새’를 풍기는 덕분에 늑대의 보호를 받는 ‘라짜로’. 그는 정말 신성한 존재일까, 그가 시간 여행을 하는 까닭은 무얼까. 따라오는 의문과 동시에 여러 해답을 찾게 하는 <행복한 라짜로>는 리얼리즘을 품은 판타지이자 현실에 발 딛은 한 편의 우화로 슬픈 행복감을 남긴다.
연기 경험 전무한 아드리아노 타르디오로가 ‘라짜로’로 분해 순도 100%의 순수함을 연기한다. 이탈리아 차세대 대표주자인 알리체 로르와커가 연출, 올 칸영화제 각본상 수상작이다.
2019년 6월 19일 수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무비스트 페이스북(www.facebook.com/imovis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