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케이. 니가 떠난지 벌써 2년. 하지만 아직도 나는 네가 그리워. 생각컨데, 정말이지 너를 무척이나 사랑했나 봐. 흔해빠진 유행가사처럼 영원한 사랑을 믿지는 않았지만, 그치만 그 때 그 아련한 감정은 아직도 나를 흔들어 놓곤 해.
얼마전에 <아이리스>라는 영화를 봤어. 영국의 천재 작가 '아이리스 머독'이라는 인물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이야. 당연히 실존 인물이고, 몇 차례의 노벨 문학상 후보에 올랐을 뿐만 아니라 데임 작위까지 수여 받은 위인이란다. 주디 덴치가 주연이었구. 케이트 윈슬렛이랑 영국의 연기파 배우들이 많이 나온 작품이지. 사랑이 어떻게 변하고 어떻게 지켜지는지에 포커스를 맞춘 이 작품을 보면서 너와 내가 왜 헤어졌는지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 보게 되었어.
처음에는 아이리스의 위주로 끌려 다니던 베일리가 훗날 알츠하이머에 걸린 아이리스와의 관계가 전도되는 것을 보면서 사랑은 인내하고 서로 이해하며 또한 인정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우리에게는 부족했던 점이지. 항상 나는 네게 끌려다녔고, 모든 세상은 네 중심으로 돌았쟎아. 나는 단지 너의 주변을 멤도는 하나의 위성에 지나지 않았다는 생각이야. 우리가 좀 더 오래 사귀었다면, 그러한 상황이 영화처럼 바뀌었을까? 조금은 너도 나를 이해해 주었을까?
케이. 네가 사무치도록 그리운 것은 너와 나 사이에서 이루어졌던 감정의 조율들이 아직 다 풀리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 감정의 조율들... 아... 내가 사랑했던 사람. 네가 몹시도 보고 싶구나. 눈물이 날 것 같아. 다시 한번 너와 함께 산들거리는 밤공기를 들이키며 서로의 온기를 융화하고 싶어.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