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은영 기자]
<임을 위한 행진곡>(제작 (주)무당벌레필름) 언론시사회가 5월 10일 오후 2시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렸다. 이날 시사 후 기자간담회에는 박기복 감독과 주연배우 김꽃비, 전수현, 김채희, 김효명이 참석했다.
37년째 5.18 광주의 악몽 속에 사는 엄마 ‘명희’(김부선)와 유명 개그맨 딸 ‘희수’(김꽃비)을 중심으로<임을 위한 행진곡>은 야만과 광기로 얼룩졌던 80년대 군부독재를 고발하고 학살 책임자를 정조준한다. 또, 5.18 관련 아물지 않은 상처와 미흡한 청산에 대해 환기한다.
1995년 영화진흥공사 시나리오 공모 당선작인 ‘화순에는 운주가 산다’를 비롯해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했던 박기복 작가의 연출 데뷔작이다.
3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발탁된 전수현이 군부독재 타도에 앞장서는 신념의 법대생 ‘철수’로 당찬 미대생 ‘(과거)명희’역의 김채희와 호흡을 맞춘다.
광주의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엄마와 갈등을 겪는 딸 ‘희수’역의 김꽃비는 “치열하게 고민하며 만든 작품이라 기대가 크다”고 말문을 열었다. “5.18 소재 영화가 또 나왔다는 반응이 있을 수 있겠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확실한 해결을 위해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계속 다뤄져야 한다. 다양한 시선에서 바라보는 작품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이어, 극 중 모녀로 호흡을 맞췄던 배우 김부선에 대해 “선배는 아주 정이 많고 정의로운 분”이라며 “나 역시 목소리를 내는 편이다 보니,(웃음) 그런 면에서 서로 통하는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동생을 끔찍하게 챙기는 형 ‘철호’로 스크린 데뷔한 김효명은 “우리 세대가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 잘 아는 세대는 아니지만, 이번에 함께하며 많이 알게 됐다”며 “더 많은 사람이 알게 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전했다.
과거의 ‘명희’를 연기한 김채희는 “영화에 들어가며 관심을 가지고 자료를 찾아봤고, 민주 묘지를 방문했었다”며 “당시를 경험한 해설사로부터 사연을 하나하나 들으니 내 주변에 있던 평범한 이웃의 이야기라 공감이 됐었고, 촬영하며 더 알아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라도 광주 출신”이라고 밝힌 ‘철수’역의 전수현은 “외할아버지가 5.18 국립묘지에 안치돼 계시고, 어릴 때부터 광주 얘기를 듣고 자랐다”고 말했다. “서울에 올라와 친구한테 물으니 광주에 대해 잘 몰라서 안타까웠다”며 “영화를 통해 많은 사람이 진실을 알게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오랜 준비 끝에 <임을 위한 행진곡>을 완성할 수 있었던 박기복 감독은 “광기와 야만의 80년대는 마음 같아서는 기억에서 지워버리고 싶은 암흑의 시기이지만, 반면교사 삼아 현재를 고쳐나가야 하기기에 꼭 한번 그리고 싶었다”고 연출 계기를 전했다.
“그간 광주를 다룬 작품들이 닫힌 공간, 즉 ‘80년 5월 광주’로 시간과 공간이 한정돼 있었다면, 이를 확장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80년대라는 담론을 담고 싶었고, 영호남이 함께 하는 영화가 됐으면 했다”고 철호와 철수 형제를 부산 출신으로 설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짐승의 시간이었던 80년대의 키워드는 의문사, 즉 의문 속에 사라졌던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며 “극 중 밥통, 의문사, 영혼결혼식 등 여러 장치를 통해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힘썼던 열사분들을 기리고자 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감독은 “어려울 때마다 언론에서 우호적인 기사를 많이 써줬기에 화순에서 시작하여 개봉까지 올 수 있었다. 끝까지 힘을 실어달라”고 감사와 응원을 당부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5월 16일 개봉한다.
● 한마디
-그간 5.18 광주를 다뤘던 전작들과 차별화된 다양한 접근을 시도하지만, 썩 성공적이진 않다. 다만, 5.18 관련 아픔과 청산이 다 끝나지 않았음을 환기함에 의의를 두고 싶다
(오락성 4 작품성 5)
(무비스트 박은영 기자)
2018년 5월 11일 금요일 | 글 박은영 기자(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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