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 박은영 기자]
허진호 감독의 단편영화 <두개의 빛: 릴루미노>(제작 호필름, 제일기획, 이스트게이트 컴퍼니) 특별상영회가 12월 21일 오후 2시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열렸다. 이날 상영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는 허진호 감독과 주연배우 한지민, 박형석이 참석했다.
<두개의 빛: 릴루미노>는 시각장애인 사진 동호회에서 만난 두 남녀가 사진을 완성해가며 서로에게 조금씩 다가가는 과정을 그린다. 지난해 <덕혜옹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허진호 감독이 <8월의 크리스마스>(1998), <봄날은 간다>(2001), <행복>(2007), <호우시절>(2009)에 이어 오랜만에 선보이는 섬세한 감성 멜로다.
한지민은 시각장애를 가졌지만 씩씩하게 사는 아로마 테라피스트 ‘수영’을 맡아 시력을 잃어가는 피아노 조율사 ‘인수’역으로 스크린에 처음 도전한 박형식과 호흡을 맞춘다.
한편 ‘릴루미노’는 ‘빛을 되돌려주다’라는 의미의 라틴어로 삼성전자 C-Lab에서 개발한 저시력인들을 위한 VR 시각 보조 앱이다.
“단편영화에 이렇게 많은 관심을 보여주셔서 감사하다”며 인사를 건넨 허진호 감독은 “올해 11월 초쯤 시각 보조 앱인 ‘릴루미노’ 의 시연 영상을 봤다. 보조 앱의 도움으로 엄마를 인식한 아이, 서로의 얼굴을 처음 보게 된 오래된 친구, 피아노 치는 시각장애인 등 굉장히 인상적인 영상이 많았다. 대부분이 시각장애인이라 하면 전맹을 생각하지만 실제로 우리나라 25만 명 정도의 시각장애인 가운데 21만 명 정도가 저시력자다. 이번 기회로 좀 더 자세히 알게 됐다”고 연출 계기를 밝혔다.
이어, 장편 영화화에 관해 “현대물은 오랜만인데 현장에서 촬영하면서 오랜만에 영화 찍는 게 재미있는 작업임을 느꼈다. 이런 작은 이야기를 또 만들어 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저시각장애인을 연기한 한지민과 박형식은 모두 “영화의 좋은 취지에 마음이 움직였다”고 밝혔다.
한지민은 “의미 있는 작업이고 허진호 감독님 연출이라 좋았다. 영화 속 사연들은 거의 실제 사례에 기반한다. 짧지만 즐거운 작업이었다”고 소감을 이야기했다.
영화의 OST까지 직접 부른 박형식은 “단편영화이지만 첫 영화를 허진호 감독님, 한지민 선배와 함께해서 영광”이라며 “작품을 하면서 시각장애에 관해 새로운 사실을 많이 알게 됐다. 여러분도 좀 더 배려해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허진호 감독은 “실제 시각장애인을 만났을 때 굉장히 유쾌한 느낌을 받았는데 그런 면에서 한지민과 어울릴 거로 생각했다. 또, 박형식은 첫인상이 아주 밝고 그늘이 보이지 않았는데 작업을 시작하고 보니 아주 똑똑한 친구였다. 첫 영화임에도 자신이 어떻게 연기해야 할지 스스로 찾아가는 모습을 보니 앞으로 아주 좋은 배우가 될 거라 기대된다”고 캐스팅 이유를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한지민은 “시각장애인에게 세상의 빛을 선물하고자 한 게 궁극적 목적”이라며 “볼 수 있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깨달은 동시에 너무 보이는 것에 집착하는 것은 아닐까 돌아본 시간이었다. 정안인도 한 번쯤은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두개의 빛: 릴루미노>는 12월 21일 오후 3시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된다.
<두개의 빛: 릴루미노> 바로가기
● 한마디
-삼성전자 시각 보조 앱 ‘릴루미노’ 홍보와 시각장애인에 대한 이해를 돕는 좋은 취지를 겸한 의미 있는 협업. 짧은 단편영화임에도 허진호 감독의 투명한 감성은 빛난다
(무비스트 박은영 기자)
2017년 12월 21일 목요일 | 글 박은영 기자(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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