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 박은영 기자]
남연우가 연출과 주연을 동시에 맡은 <분장>은 유명 연극에서 트랜스젠더 주인공 역에 발탁된 무명 배우 ‘송준’(남연우 분)이 성소수자와 가까워지며, 자신도 몰랐던 위선에 직면하는 이야기를 담는다. <가시꽃>(2014)으로 제1회 들꽃영화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바 있는 남연우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비전에 공식 초청됐고, 제42회 서울독립영화제 새로운 선택상, 제6회 서울프라이드영화제 코리아 프라이드 섹션 핑크머니상을 수상했다.
연출과 ‘송준’을 연기한 남연우는 “<분장>에 함께 한 배우들은 이전 연극과 단편 영화에서 같이 작업했던 배우들이라 믿음이 있었는데, 역시나 너무 잘 해줬다”며 “배우로서, 감독으로서, 장편을 끌고 갈 수 있을지 스스로 시험해보고 싶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송준’의 동생 ‘송혁’을 연기한 안성민은 “처음 시나리오 받고 읽었을 때, 너무 재미있었다”며 “원래 무용을 전공했지만, 연기가 하고 싶어 방황했는데 남연우 감독님이 잘 이끌어 주셨다”며 감사를 표했다.
트랜스젠더 ‘이나’ 역의 홍정호는 “가장 마음에 드는 역할이 누구인지 물어서 ‘이나’ 역을 꼽았는데 안된다고. 그런데 촬영 들어가기 한 달 전 10kg을 뺄 수 있겠냐고 묻길래, 할 수 있다고 다짐하고 시작했다”며 “완성된 작품을 보니 역시 믿을만한 감독이자 친구다. 너무 잘 만들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송준’의 오랜 친구 ‘우재’역의 한명수는 “처음 소재를 듣고 장편으로 잘 쓸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시나리오를 받고 보니 장난 아니구나 싶었다”고 전했다.
‘송준’의 연극 ‘다크라이프’의 조연출 ‘소민’역의 양조아는 “평소 내 안의 위선적인 면에 대해 고민하는 편이었기에 시나리오에 너무 공감이 갔다”며 “ ‘소민’이 어두운 극에 어느 정도 숨 쉴 틈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역할이라 생각했고, 그럴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밝혔다.
독립영화치고는 이례적으로 음원 발매를 한, 오도이 음악 감독은 “시나리오 제목 정할 때부터 함께 했고, 남연우 감독이 원체 음악을 좋아하기에 작업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며 “초중반 ‘송준’이 성장해나가는 부분은 선율 아름다운 멜로디를, 후반부 자아가 고통스러워하는 부분은 기계음으로 기괴함을 부여하려 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남연우 감독은 “자기 안의 위선을 발견하고 그 후로 파멸해가는 모습을 담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이어, “엔딩에서 400석 객석을 어떻게 채울지가 고민이었는데, 다행히 꽉 채울 수 있었다”며 객석을 채워준 사람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독립영화<분장>은 ‘문화가 있는 수요일’(매달 마지막 수요일)인 9월 27일 개봉한다.
● 한마디
-자기 안의 위선과 맞닥뜨린 인간을 향한, 감독으로서 배우로서 남연우가 고민한 흔적이 여실히 드러난다
(오락성 5 작품성 6)
(무비스트 박은영 기자)
2017년 9월 18일 월요일 | 글 박은영 기자(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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