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 박은영 기자]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는 2016년 개봉하여 358만 명을 동원한 <귀향>의 비하인드 스토리와 ‘나눔의 집’에서 제공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증언 영상을 더해 만들어졌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알리기 위해 힘써 온 조정래 감독과 제작진의 노력의 일환인 이번 영화는 <귀향>이 개봉한 지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관한 진정한 문제 해결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라 더욱 의미가 깊다.
위안부 소녀 ‘정민’을 연기한 제일교포 4세 강하나는 “이번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보면서 ‘정민’이 집에 돌아가 부모님과 함께 밥을 먹는 장면이 가장 인상에 남았다” 며 “부디 타향에서 죽은 소녀들의 영혼이라도 집을 찾아갈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이옥선 할머니가 ‘그곳은 위안소가 아니라 사형장’이라고 말씀하셨는데, 당시 소녀들의 고통이 생생하게 느껴졌다”고 얘기했다.
위안부 소녀 ‘순이’와 아리랑을 부르는 여고생 ‘박지희’, 1인 2역을 연기한 박지희는 “이번에 추가된 장면 중 ‘정민’이 초경을 시작하고 꿈속에서 엄마한테 애교를 부리는 장면이 있다. 아픈 역사가 없었다면 ‘정민’같은 평범한 소녀가 행복하게 살았을텐데 하는 생각에 가슴이 너무 아프더라”며 “김학순, 강일출 할머님께서 가장 많이 한 말씀 중의 하나가 ‘앞으로는 이런 범죄가 이 땅에서 일어나면 안 된다’이다. 후세를 걱정하셨던 할머님의 말씀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많은 국민이 만들어 준 기적이 영화 <귀향>” 이라며 말문을 연 조정래 감독은 “<귀향>은 한국에서만 350만 명의 관객이 찾았고, 그 후 전 세계 10개국, 61개 도시에서, 1,300여 회의 상영을 했다”고 현 상황을 전했다. 이어 “영화가 한 번 상영될 때마다 한 분의 영혼이 고향으로 돌아온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1년 만에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 제작 관련하여 조정래 감독은 “많은 나라에서 상영하면서 정말 사실인가에 대해 질문을 많이 받았다”며 “실재했던 사실임을 전 세계에 알리는 동시에 아직도 끝나지 않은, 해결되지 않은 문제임을 상기시키고 싶었다”고 의도를 밝혔다.
<귀향> 개봉 시에도 제기됐던,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고발하기 위해 여성의 몸을 도구적으로 소비했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영화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가장 고민했던 부분이다. 준비 과정에서 할머님들께 당시 사실을 전해 듣고 충격을 받았다”며 “그것은 산자의 기억 속에 있는 죽은 자의 기억이었다. 남자 감독으로서 만들 자격이 있느냐고 자문하기도 했다. 하지만 할머님들이 직접 겪으신 실제적 일을 남기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어, “영화가 완성되어 나눔의 집에 가서 처음 보여드렸을 때 정말 떨렸다”고 얘기하며, 조정래 감독은 “이옥선 할머니께서 영화를 보시는 내내 마치 해설사처럼 영화의 장면 장면을 설명하시며, ‘이 영화는 내가 겪었던 일의 100분의 일도 표현 못 한다. 영화 만들어줘서 너무 고맙고, 고생했다’고 말씀해 주셨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더불어, “영화를 볼 때 여성의 몸을 보지 말고 고통 겪은 어린 영혼을 봐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작년 <귀향> 개봉 후 현재까지의 변화에 대해 그는 “작년 이후 달라진 점이 있다면<귀향>이 도구가 되어 많은 사람이 진실을 알게 된 점”이라며 “영화는 많은 여성들에 대한 속죄”라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변하지 않은 사실은 아직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것”이라며 “최근 40여 일 동안에 벌써 세 분이 소천하셔서, 현재 서른다섯 분만이 생존해 계시다. 하지만 거동도 불편하고 건강도 좋지 않으시다”고 전했다.
엔딩의 아리랑 합창 장면 관련해서 그는 “쿠오커 감독의 <22>를 보면, 박차순 할머니께서 ‘아리랑’을 부르는 장면이 있다. ‘아리랑’은 민족의 노래, 우리의 혼과 한이 들어있는 노래”라며 “영화를 통해 영혼이라도 고향으로 돌아와 따뜻한 밥 한 그릇 대접하는 게 꿈이었다. ‘아리랑’으로 위로받고 위로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의도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조정래 감독은 “우리 영화의 목적은 두 가지다. 하나는 일본 속내를 고발하고 할머니들의 명예를 회복하는 것, 또 하나는 전쟁의 참혹성을 보여줌으로써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며 “우리 영화는 ‘전쟁에 대항하는 바이러스’이다. 다시는 이 땅에서 전쟁의 참화가 일어나지 않게 많이 퍼뜨려졌으면 한다”고 간절하게 바람을 전했다.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는 9월 14일 개봉한다.
● 한마디
- 이야기를 끝낼 수 있는 건 국민의 관심
(무비스트 박은영 기자)
2017년 9월 6일 수요일 | 글 박은영 기자(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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